미국이 내년 1월 1일부터 ‘해양포유류보호법(MMPA:Marine Mammal Protection Act)’을 내세워 각국의 수산물 수입에 규제를 가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부산에서 업계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우리나라 수산식품의 대미 수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대응 역량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조업 중인 어선.

해양수산부는 16일 부산국제수산물유통시설관리사업소에서 1차 설명회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경상권 업계 외에 다른 지역의 기업도 참석할 수 있다. 2, 3차 설명회는 21일(수도권·서울 원양산업협회)과 23일(전라권·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목포지원)로 예정되어 있다.

해양포유류보호법은 미국이 돌고래, 상괭이 등과 같은 해양포유류 보호를 위해 제정했다. 수산식품 교역 상대국에 대해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해양포유류 보호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는 미국의 동등성 평가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어법으로 생산된 수산물만을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141개 어업 가운데 14개 어업이 해양포유류보호법에 어긋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대미 수출에 직접적 타격이 예상되는 품목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어업에서 주로 포획되는 갑오징어·가자미류·서대·까나리 등 4개다. 단 이들 품목은 최근 3년간 전체 대미 수출 금액의 0.5%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당장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해수부는 앞으로 미국의 규제가 강화되면 적합 판정을 받은 127개 어업으로 포획한 28개 품목(넙치·오징어류·멸치·방어·참돔·새우류·게·고등어·갑오징어·갈치·청어·조기류·꽃게·쥐치·가자미류·참조기·민어·대구·서대·삼치·아귀·숭어·대게·까나리·병어·농어·전어·밴댕이의 일종인 반지)의 수출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해수부는 이번 설명회에서 해양포유류보호법의 주요 내용과 동등성 평가 결과를 소개하는 한편 수출확인증명서 발급 절차를 소개하고 업계가 준비해야 할 사항 등을 안내한다. 또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향후 지원 정책과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도 수렴하기로 했다. 해수부 산하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수출확인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이미 끝냈다. 11월부터 신청받는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해양포유류보호법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제도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며 “업계가 차질 없이 준비를 진행할 수 있게 지원하는 한편 미국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우리나라 수산식품 수출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