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정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오는 8일)을 목전에 두고 우리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고위급 통상 협의를 다시 연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유예 시한 연장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여한구(왼쪽 첫 번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제48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주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면담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여 본부장은 이날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앞서 여 본부장은 지난달 22~27일 워싱턴DC를 방문해 이들 두 인사를 비롯한 미국 주요 관계자들과 새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통상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여 본부장은 이번 추가 면담에서 한미 양국의 굳건한 경제협력 체계를 강조하는 한편, 상호관세 유예 시한의 연장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3일 제48차 통상추진위원회에서 “유예기간 연장 여부를 포함해 향후 미국 측의 관세조치 향방이 매우 가변적이고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우리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우리나라에 ‘25% 상호관세’ 부과를 결정했으나, 그 직후 우리 정부와 협의를 거쳐 “오는 7월 8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에 10%의 ‘기본관세’가 이미 부과되고 있는 만큼, 추가 유예가 이뤄지지 않으면 7월 9일부터는 25%로 올라가게 된다. 자동차와 철강 등에는 상호관세와 무관하게 이미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철강 관세율은 50%에 달한다.

한미 양국 간 포괄적 무역 합의가 이달 8일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상호관세 유예기한 연장을 통해 협상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진행 중인 관세 협상이 매우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며 “상호관세 유예 기한인 오는 8일까지 (관세 협상을) 끝낼 수 있는지도 확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전날 통상추진위원회에서 “현재 주요국들도 미국 측과 경쟁적으로 막판 협상을 집중 전개하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