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사천 송년불꽃축제 안 해
- 광복로 트리축제 애도기간 소등
- 연말 도시철도 증편·연장 않기로

여객기 사고로 179명이 사망한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국제신문 30일 자 1면 등 보도)로 국가애도기간에 돌입하면서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예정된 신년 행사가 연이어 취소 또는 축소됐다. 국가적 비극을 맞이한 만큼 국민 모두 아픔에 공감하며 애도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로 국가애도기간에 시작되면서 부산시설공단도 예정했던 행사를 취소했다. 부산시설공단 제공

30일 부산 16개 구·군에 따르면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로 연말·연초 행사를 취소한 지역은 8곳이다. 구체적으로 ▷서구(해맞이) ▷동구(해맞이) ▷영도구(해맞이) ▷연제구(해맞이) ▷금정구(해맞이) ▷부산진구(부전역 개통 환영식) ▷해운대구(빛축제 새해 카운트다운) ▷수영구(광안리M드론 라이트쇼 카운트다운 특별공원)가 행사를 취소했다. 이번 참사로 다음 달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에 돌입한 데 따른 것이다.

행사 취소 대신 축소를 선택한 곳도 있었다. 중구는 국가애도기간 광복로 트리축제 불빛을 소등한다. 빛축제를 열고 있는 해운대구 수영구 사하구도 같은 기간 조명을 끄고 애도에 동참한다. 북구 남구 사하구는 해맞이 행사를 진행하지만, 떡국 먹기와 축하공연 등을 생략한다.

다만, 사상구는 ‘사상 9인 의사 연구 제단 신년 참배’를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 임진왜란 참전 후 돌아와 마을을 재건한 9명의 장정을 기리는 추모제 성격의 행사라 국가애도기간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구·군은 애초 예정된 행사가 없었다.

부산시 산하기관도 각종 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했다. 부산시설공단은 31일 동구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예정됐던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와 영도대교 도개 행사, 광안대교 경관조명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새해 첫날 아침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매년 진행해 온 떡국나눔 행사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최소화해 진행한다. 광안대교 경관조명은 국가애도기간 추모 문구를 표출한다. 시도 31일 용두산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5 새해맞이 부산 시민의 종 타종행사’를 취소했다.

경남에서도 행사 취소가 잇따랐다. 거제시는 31일 열릴 예정이던 ‘2024년 장승포항 송년불꽃축제’와 새해 첫날 신년 해맞이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진주시도 ‘2024년 제야의 종 타종 행사’와 공식 해맞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사천시 역시 제야 타종식 행사를 취소하고, ‘2025 삼천포대교 해맞이 행사’는 불꽃놀이 등 공식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도시철도 수송계획도 변경됐다. 부산교통공사는 31일 예정한 증편 및 연장을 취소했다. 애초 도시철도 1호선 남포역과 2호선 해운대역 광안역 운행이 각각 1, 2시간 연장되고 50회 추가 운행할 예정이었다.

심각한 불황을 겪다 연말연시 특수를 고대하던 자영업자들은 잇단 행사 취소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국가적 비극에 따른 애도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자영업자 A(50대) 씨는 “관공서 회식이 자제되는 분위기라 연말연시 특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대규모 사상 사고가 발생한 만큼 애도에 동참할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