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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도 양자컴퓨터 시대…부산은 건설 한파가 인프라 발목

IBM ‘퀀텀 시스템 원’ 인천 도입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24-11-24 18:50:18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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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적으로 다섯 번째 국가
- 127큐비트 2의 127승 연산 가능
- 슈퍼컴퓨터 1만년 걸릴 문제를
- 53큐비트 정도면 200초에 뚝딱

- 부산은 항만물류.바이오 분야 등
- 市·대학 주축 양자컴퓨팅 연구

- 옛 세가사미 부지 허브센터 추진
- 고금리·자재비 급등에 사업 지연

국내에서도 양자컴퓨터 시대가 본격화한다. IBM은 지난 20일 국내에 처음으로 양자컴퓨터를 도입했다. 전 세계에서 한국은 다섯 번째로 양자컴퓨터를 도입한 나라가 됐다. 부산도 양자 컴퓨팅 기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서 국내 최초 상용 수준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도입 기기는

이번에 도입된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IBM Quantum System One)’은 127큐비트 IBM 퀀텀 이글 프로세서로 구동된다. 인천 송도의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도입됐다. 양자 컴퓨터가 대학에 도입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대학에 도입된 사례는 두 번째다. 한국은 IBM 시스템 원을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도입한 나라가 됐다.

‘시스템 원’은 우선 복잡한 연산을 초고속으로 하려는 바이오와 물류 분야에서 응용될 전망이다. 연세대는 인천 송도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인 점을 감안해 바이오 업체와 협업할 계획이다. 양자 컴퓨터로 연산 시간을 대폭 단축하면 난치병 신약 개발과 항암 치료 연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분자 시뮬레이션으로 질병과 관련된 다양한 물질을 탐색하고 최적화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빠른 계산이 필요하다.

■127 큐비트 성능이란

일반 컴퓨터의 기본적인 연산 단위를 ‘비트’(bit)라 한다. 0과 1로 이뤄진 이진법이다. 양자 컴퓨터 기본 단위는 ‘큐비트’(Qubit)다. 큐비트는 양자(Quantum)와 비트(bit)를 합친 단어다.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는 0과 1을 중첩한 상태에서 연산이 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동시다발적인 연산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진다. 일반 컴퓨터는 0과 1을 각각 입력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이런 계산과 입력이 동시에 이뤄진다.

이번에 연세대에 도입된 ‘시스템 원’은 127큐비트로 구동한다. 127큐비트급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 도입된 양자 컴퓨터 중 최고 성능이다. 127큐비트는 2의 127승 연산을 동시에 처리한다. 이론적으로는 우주 전체 별 개수보다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100큐비트를 넘어서면 과학 이론의 단계에서 산업적인 상용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53큐비트 양자컴퓨터는 특정 조건에서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리는 연산을 200초 만에 해결했다. 양자컴퓨터는 약간의 오류가 나면 계산이 크게 엇나가기 때문에 이를 다시 다수의 큐비트를 통해 해결한다. 이런 연산 오류를 줄이기 위해 극저온 상태에서 냉각한다. 연세대 ‘시스템 원’은 외부를 보호 유리벽으로 감싸고 그 내부는 샹들리에 같은 모양의 장치들로 구성됐다. 영하 185℃에서 273℃를 유지해야 한다.

■부산지역 ‘양자 이득’은 뭘까

부산 옛 세가사미 부지에 추진될 ‘글로벌 퀀텀 콤플렉스 프로젝트’ 조감도. 부산시 제공
양자 컴퓨팅에서는 ‘양자 이득(Quantum advantage)’이 가능한 분야를 찾는 게 중요하다. 양자 이득이란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우월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의미한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가 해결하기 어려운 암호 해독, 분자 시뮬레이션, 최적화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유리하다. 부산에서는 부산시와 대학을 중심으로 항만 물류와 바이오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에 나섰다. 현재 부산에서는 양자 컴퓨팅 관련 정부 공모 사업 2개를 수주받아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시 부경대 한국과학기술원 ㈜팜캐드는 지난해 4월부터 2년 9개월간 ‘혁신 항암제 개발에서의 양자 이득(비정형 단백질 구조 예측을 위한 양자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한다. 양자 컴퓨팅을 활용해 항암제 개발을 시도하는 사업이다.

또 시 부산대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부산항터미널은 ‘물류 최적화의 양자 이득’ 정부 과제도 진행 중이다. 부산항 선석 운영 최적화를 위한 양자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한다. 현재 컴퓨팅 기술로 해결 불가능한 ‘부산항 선석 운영 계획’을 양자 컴퓨터로 활용해 양자 이득 결과를 도출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시가 추진하는 양자컴퓨터 인프라 도입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지부진하다. 시는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부대시설(일명 옛 세가사미 부지) 3만3000여㎡에 60층 이상의 빌딩을 지어 이 시설 일부를 ‘양자컴퓨터 허브 센터’로 운용하는 ‘글로벌 퀀텀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연세대가 도입한 ‘시스템 원’보다 한 단계 높은 ‘IBM 퀀텀 시스템 투(IBM Quantum System Two)’를 도입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올해 상반기 착공해야 했지만 이를 도입·운영할 한국퀀텀컴퓨팅주식회사(KQC·부동산 개발 회사인 제네럴 에퀴티 파트너스 자회사)와 부지 매입 의사를 밝힌 미국 하인즈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도 잔금을 내지 않은 게 문제다. 부지 대금은 총 1894억 원인데 계약금 10%밖에 내지 않았다. 시는 부동산 경기 하락, 고금리,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본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 2월 기준으로 1조 3000억 원이었다가 현재는 약 1조 7000억 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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