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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대통령, 이재명 대표 만나 협치 모색하라

야권 협조 없으면 예산·법률안 막혀

영수회담 통해 국정 운영 논의하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4-14 19:47:13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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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의 22대 국회의원 선거 참패를 계기로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국무총리와 비서실장부터 바꿔 민심을 수습하려는 의도다. 기자회견이나 담화를 통해 국정 쇄신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도 검토 중이다. 매서운 ‘심판’을 당한 윤 대통령이 소통을 늘리려는 것은 당연하다. 민생고를 해결 못한 무능력한 내각과 참모 교체 역시 예고된 수순이다. 더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 스스로 변하려는 의지다. 유권자가 ‘범야권 192석’을 밀어준 의미를 성찰해야 국민 마음을 얻을 기회가 열린다. 지난 2년처럼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독불장군식 스타일을 유지하면 국정은 마비되고 식물 정부만 남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곧 내각과 대통령실 인사를 단행한다. 사진은 지난 9일 부천세종병원에서 환자를 만나는 모습. 연합뉴스
현재 윤 대통령은 사면초가 신세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까지 ‘여소야대’가 유지되면서 예산안·법률안 통과는 물론 인사권까지 제약 받을 처지다. 원만하게 국정을 운영하려면 ‘연합정부’ 또는 ‘대연정’ 수준의 협치가 불가피하다. 그 첫걸음은 지난 2년간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영수회담이다. 마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당연히 (윤 대통령을) 만나야 하고 당연히 대화할 것이다. 지금까지 못한 게 아쉽다”고 손을 내밀었다. 제3당으로 부상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14일 “어떤 형식이든 윤 대통령을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며 공식 회동을 제안했다. 대화할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이제 윤 대통령이 화답할 차례다. “국민만 보고 간다”는 틀에 막힌 말로는 부족하다. 국민은 야당 대표를 만나 갈등을 풀고 협상하는 ‘행동’을 원한다.

윤 대통령이 협치 준비가 됐다면 내각과 대통령실 인사는 영수회담 뒤로 미뤄도 늦지 않다. 야당 추천 인물을 내각에 임명해 권력을 분점하거나 윤 대통령에게 민심이 가감 없이 전달되도록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연합과 연정을 실현한 적이 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대통령실 주변에서 여전히 ‘회전문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이다. 자천타천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군 중 상당수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평가 받는다. 야당 반대 인사가 권력을 꿰차면 협치는 물 건너 가고 ‘거부권 정국’만 무한반복될 게 자명하다. 대통령이 야당과의 반목으로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무엇보다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라’는 민심에 반기를 드는 정치는 존재 이유가 없다.

대통령실은 영수회담에 신중하다. 야당 대표를 범죄자 또는 피의자로 보고 대화를 거부하는 건가. 정치는 사법이 아니라 상대가 있는 협상의 영역이다. 사법부가 유죄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단해 다수당 대표를 외면한다면 무죄 추정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쟁점을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총선 민심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수사’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의 진상을 공개하고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언제까지 모르쇠로 일관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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