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시행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1일 부산 부산진구 개성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김영훈 기자

부산시교육청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에 따르면 국어는 지난해 다소 쉬워진 수능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난도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독서 영역은 다소 쉽게, 문학 영역은 다소 까다롭게 출제됐다. 독서에서는 그간 까다롭게 출제되었던 과학/기술 지문이 다소 평이하게 출제된 점, 사회 지문의 ‘공포 소구’ 개념이 연계 교재에서 다루어졌던 점 등이 체감 난도를 낮추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문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친숙한 고전시가 권호문의 ‘한거십팔곡’, 현대시 조지훈의 ‘맹세’가 연계되었으나, 현대소설과 고전소설에서 생소한 작품이 출제되어 지문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렸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학 각 세트에서 3점으로 배치된 26번, 30번, 33번 문항이 세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과 함께 여러 구절을 비교하도록 하는 복합적 사고 능력을 요구하고 있어 수험생들이 쉽게 답을 고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화법과 작문과 언어와 매체 모두 영역 특성에 맞는 문항이 고루 출제됐다.

수학의 경우, 공통문항(1~22)은 지난해 어려웠던 수능의 공통과목과 전반적으로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난도로 출제됐다. 특히 객관식의 최고난도 문항인 15번이 다소 평이하며 단답형의 최고난도 문항인 22번이 작년의 22번보다 확연하게 쉬웠다. 다만 다른 준킬러 문항 중 까다로운 문항이 있었으며 12번, 13번에서 체감난이도가 올라갔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특이한 점은 정오판별형 문항(21번)이 객관식이 아닌 단답형에서 출제된 점이며 학생들의 무분별한 찍기를 막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선택과목의 경우 아직 수능과 같은 전범위가 아니라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지만 단순 난도의 측면으로 비교하자면 미적분의 경우 킬러 문항보단 준킬러 문항이 까다로워서 전체 문항의 난도가 고른 편이다. 계산과정이 복잡한 문항이 일부 있어 시간관리에 주의했어야 한다. 확률과 통계의 경우 평이한 난이도로 출제되었고 수능특강과의 연계가 눈에 띄며 킬러 문항이 평이한 편이다. 기하 과목은 다소 까다로운 문항들이 존재했으며 전체 문항의 난도가 고른 편이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에 비해 난도가 다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청해 영역에서는 ‘두 화자의 관계’를 추론하는 문항이 ‘대화의 요지’를 파악하는 문항으로 대체됐지만, 수험생들이 체감할 정도로 큰 변화는 아닐 것으로 예측된다. 독해 영역은 전반적으로 사용된 어휘가 어렵지 않았고, 다소 생소한 어휘도 대부분 지문 내에서 맥락을 통해 파악 가능한 정도였다. ‘어휘 추론’ 유형의 독해 문항이 2019년 9월 모평 이후 처음으로 다섯 개의 단어 대신 세 쌍의 단어가 선지로 제시되어 체감 난도를 낮추는데 일조했다.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 문항의 경우, 작년 수능에서는 단어 수준, 구 수준, 절 수준이 각각 1개, 0개, 3개 출제된 것에 비해 이번에는 각각 1개, 1개, 2개 출제돼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높은 난도로 평가받는 33번과 34번 문항은 각 지문 속에서 두 개념이 뚜렷하게 대비되고, 그 두 개념의 차이점만 이해하면 정답을 추론할 수 있으므로 난도가 높지 않았다.

수험생들이 시간과 노력을 가장 많이 들여야 했던 문항은 37번, 41번, 42번으로 보인다. 37번의 경우 ‘글의 순서 추론’ 유형으로 글의 논리적 흐름이 뚜렷할수록 정답을 찾기 쉬운데 반해, 논조가 단조로워서 그 흐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41번, 42번 문항은 ‘a fixed pie’라는 낯선 개념이 등장해 수험생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켰고, 개념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글의 흐름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움말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서순혁 교육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