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단감의 시배지로 알려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단감 군락지의 고목 수령이 94년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최근 용역조사에서 이를 파악했으며 조만간 경남도에 기념물 지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민간용역사가 최근 진영읍 단감재배지에서 단감나무의 나이테를 측정하고 있다. 김해시청 제공

김해시는 최근 용역 조사 결과 진영단감이 국내 최초로 심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시가 1800만 원을 들여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포레나무병원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확인됐다. 조사에는 전 국립산림과학원 정영교 박사와 전남대 산림자원연구센터가 참여했다.

조사는 시배지로 알려진 진영읍 신용리의 시배목 추정 단감 고목 1그루의 수령을 2가지 방식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드릴로 나무에 구멍을 뚫고 전기파장을 보내 나이(나이테)를 파악하는 ‘드릴저항진단’과 나무를 베어내 육안으로 시료 단면(나이테)을 확인하는 미세현미경진단법이 각각 동원됐다. 그 결과 이 나무는 나이가 94년 전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관련 문헌상 단감이 1927년 최초로 심어졌다는 기록과도 일치한다.

‘진영읍지(2004년)’와 경남농업기술원의 ‘경남농업기술 100년(2008년)’ 등의 자료에 따르면 진영단감은 1927년 진영읍 신용리를 중심으로 최초 재배됐다고 기술됐다. 이어 조선총독부 인명록과 당대의 보도자료, 정부 기록문서 등의 조사에서도 진영역장인 하세가와(일본인) 등이 진영리, 하계리에 단감 100그루를 심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단감을 대량 생산하면서 이를 유통하기 위해 1934년 진영과물출하조합이 조직되기도 했다. 단감의 상업 유통이 진영에서 시작된 명백한 증거다. 1937년 12월 진영면사무소에서 경남도 농무과장 등이 참석한 단감과원품평회 시상식이 성대하게 열렸다는 기록도 발견됐다.

시는 앞으로 진영 단감의 경남도 기념물 지정에 이어 국가와 도 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이병관 김해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과학적 조사를 통해 국내 단감 시배지 논란의 마침표를 찍은 셈”이라며 “단감 과수원의 ICT화, 품종 갱신, 판로 다변화 같은 차별화 전략으로 농가 수익 확대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해에는 1000여 농가에서 920㏊ 면적에 단감을 재배 중이다. 올해 38회째를 맞는 진영단감축제가 다음 달 4~6일 진영운동장 일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