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화명동 부산화명수목원(이하 수목원) 내 나무 20여 그루가 한곳에서 고사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올봄에는 식물이 말라죽을 정도로 비가 오지 않은 탓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비가 안 왔다고 해도 수목원 관리자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죽은 나무도 살려야 하는 수목원에서 생나무가 죽은 것이 아닌가.

지난 주말 찾은 수목원 경내 관리자들이 살수차로 물을 잔디밭에 뿌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눈에 잘 보이는 곳만 물을 주고 눈에 안 보이는 곳은 물을 안 주는 것인지 아니면 말라죽도록 버려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죽은 나무 주변의 다른 나무들은 잘 자라고 있었다. 그렇다면 집단으로 죽은 나무 자리는 무엇이 문제일까? 관리자들은 한 번도 이런 생각을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해할 수 없었다. 토질 검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수목원 입구 쪽만 잘 키우면 관리자 임무가 아니다. 수목원 내에 있는 모든 식물이 잘 살아가도록 할 임무를 지닌 사람이 관리자다. 그리고 수목원에서는 살수차를 운영한다. 결국 이는 고의든 과실이든 업무태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수목원 내 잡풀과 잔디는 잘 깎여 있다. 관리자들은 이처럼 잔디 깎는 임무만 하고 식물이 말라죽는 일에는 관심 밖이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부산 화명수목원의 고사한 나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