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1930 금수현' 제작발표회가 열린 지난 19일 강서구청 대회의실에서 출연진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

부산 출신 작곡가 금수현 선생에 대해 떠올리는 이미지는 그의 작품 '그네'정도였다. 하지만 금 선생을 소재로 한 뮤지컬로 그를 더 잘 알 수 있게 됐다. 한 개인이 6년간의 조사 끝에 최근 작품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부산 강서구청 대회의실에서 뮤지컬 '1930 금수현'의 작품 발표회가 열렸다. "아이고 영감, 와 먼저 가삐가꼬 이 더러븐 꼴을 보게 하노"라는 과부 뱃사공의 어눌한 사투리 대사, 랩을 하는 초등학생의 연기도 다소 어색했다. 출연진이 전문 배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강서구에 소속된 소년소녀합창단·여성합창단원들이었다. 총감독 역시 전문가는 아니었다.

합창단원을 이끄는 지휘자 김현후(44) 씨는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 6년 전부터 지역 향토사학자와 어르신을 찾아 금수현에 대한 깊이 있는 조사를 벌였다. 2년 전부터 대본을 썼고, 최근 '희망의 다리, 꿈의 그네'라는 시즌(season)1 작품을 완성했다. 작품에는 1930년대 강서구 대저마을 풍경이 녹아있다. 구포대교 건설로 이 마을과 북구 구포동이 시끄러운 가운데, 당시 초등학교 5학년 금수현이 음악가로의 꿈을 꾸는 계기 등이 그려져 있다.

구에서 매년 지원하는 1000만 원의 예산으로 '정기연주회' 대신 뮤지컬을 선보이기로 했다. 의미 있는 작업에 합창단원 30여 명도 모두 흔쾌히 수락했다. 전문 안무가(최선희) 작곡가(최규현) 총연출자(조증윤)가 가세하면서 전문성이 높아졌다.

뮤지컬 본 공연은 다음 달 17일 오후 6시 강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다. 김 씨는 "시즌 1은 금 선생의 어린 시절만 담겨있다. 시즌 2, 3를 잇따라 제작해 청·장년 때의 모습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