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불꽃축제가 오는 17일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3년 만에 열린다. 2005년 부산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기념 이벤트로 시작된 후 정식행사로 자리잡은 부산불꽃축제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과 지난해를 제외하곤 매년 열렸다. 당초 11월 5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이태원 참사’로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되면서 연기됐다. 이번 축제는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첫 행사라는 점에서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안전 우려에도 어렵게 열리게 된 행사인 만큼 안전하고 질서있게 치르는 게 중요해졌다.

축제 주최인 부산시와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는 사전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어제 광안리해수욕장 앞 부산불꽃축제 종합상황실에서 안전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분야별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시는 관람객이 100만 명 이상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무원과 경찰 소방 사설경비업체 직원 등 2900명을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불꽃축제에 참가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구름처럼 몰려드는 인파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알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진입로 16곳에 총량제를 실시해 인파가 과다하게 몰릴 경우 단계별로 출입을 통제하고 우회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주변 병목지점 CCTV도 16개에서 64개로 늘려 실시간으로 관람객 상황을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축제가 여러 이유로 미뤄져 12월에는 처음 열리다 보니 날씨로 인한 안전 사고 우려도 크다. 한파가 몰아닥치면 체감온도가 더욱 낮아져 저체온증에 걸리거나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시는 추위에 대비해 예전보다 1시간 앞당겨 오후 7시에 본행사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한파로 인한 사고 예방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또 행사 관람지역이 광범위하고 폭발성 물질을 대거 취급하는 만큼 전혀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곳에서 예기치 못한 재난이 생길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황령산 장산 이기대공원 등 행사장은 아니지만 관람객이 많이 몰리는 곳도 신경을 써야 하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의식이다. 참가자들이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주최 측의 안전 대책이 무용지물이 된다. 지난 10월 서울에서 열린 불꽃축제에서는 한강 교량에 불법 주정차하는 차량으로 교통이 마비돼 시민의식이 후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부산불꽃축제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관람객들은 경찰이나 행사 진행요원의 권고에 잘 따라야 할 것이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에 도로를 마비시키고 쓰레기를 마구 버리며 안전수칙을 무시한다면 축제의 의미가 퇴색된다. 불꽃축제는 부산이 2030세계박람회를 열기에 충분한 관광자원을 가진 도시이며 시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고 있음을 알릴 계기다. 3년 만에 치러지는 축제가 안전하게 진행돼 코로나19사태로 지친 시민에게 위로와 활력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