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인과 자영업자, 전통시장 상인들의 온라인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한 부산 공공배달앱 ‘동백통’의 이용률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6월 동백통의 신규 가맹점은 265곳으로, 앱 출시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2월(1753곳)에 비해 84.9%나 감소했다. 2월 6898건이었던 물품 주문은 그 다음 달(1만1809건) 71.2% 늘어난 뒤 다시 월별 증가율이 13% 이하로 하락하며 앱 가맹을 기피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지역 온라인 상거래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동백통의 꿈이 출범 6개월 만에 시들어 버리는 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 관심권에서 더 벗어나기 전에 수요 견인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동백통은 가맹점에 중개수수료·광고비·가맹비를 면제한다. 민간 배달앱이 갖지 못한 장점이다. 사용자에게는 동백전 10%와 동백통 자체 5%의 캐시백이 주어진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맹점과 사용자가 줄어드는 건 민간앱에 미달하는 낮은 서비스 수준 탓이다. “가맹점 선택의 폭이 좁다” “주문이 취소된다” “홍보가 부족하다”는 등의 소비자 비평이 서비스 수준을 짐작게 한다. 그 근본원인은 부산시의 인색한 예산 지원에 있다. 시는 동백통을 시범운영했던 2021년 8억 원, 전면시행에 들어간 올해 12억 원, 내년 10억 원 등 모두 20억 원을 책정했다. 이 돈으로 내년까지 전통시장 20곳의 500개 이상 점포, 음식점 5000개 이상, 중소기업 200곳의 1000개 이상 제품을 입점시키는 동백통 서비스 확대계획을 이룰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실제 “예산이 적어 홍보·판촉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대구시 등 다른 지자체들은 이와 대조적이다. 경기도는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출시한 2020년 21억 원, 지난해 107억 원, 올해 80억 원 등 3년간 총 238억 원을 투입한다. 이런 적극적 지원 정책을 편 덕분에 배달특급은 현재 약 76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누적거래액이 1700억여 원에 이른다. 대구시는 공공배달앱 ‘대구로’에 이달부터 지역 유명 맛집에 대한 예약 서비스를 새로 개설했다. 이 서비스에는 대구 10미(味) 식당과 구·군별 먹거리 골목식당 등 음식점 1000여 곳이 등록돼 있다. 이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에 힘입어 지난해 8월 출범한 대구로는 지난달 주문액이 100억 원을 돌파했다.

두 지자체의 공공배달앱 운영 모범사례를 동백통에선 볼 수 없다. 의욕적 예산 지원이 그렇고, 시민 수요에 부응하는 서비스 개발 또한 그러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백통에는 낮은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부산시의 의지와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과 음식점,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온라인 통합 마켓 앱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시민 역시 동백통에 애정을 가져야 한다. 시민의 미래 자산을 시민이 아니면 누가 지키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