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2016년을 기점으로 44년 만에 100만 ｔ 이하로 감소한 이후 2021년까지 90만 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수산 자원량이 감소되지 않도록 금어기·금지체장 준수, 어린 물고기 보호 및 총허용어획량 제도(TAC) 운영 등 다양한 어업규제와 감척 사업 등을 시행한다. 또 어업구조개선 및 바다 숲, 산란·서식장 조성, 종자 방류 등 수산자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어업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규제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90만 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도한 어업규제가 어업인의 생산력을 감소시킨다는 의견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후변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대전제를 제외하고, 연근해 어업생산량이 감소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적정한 어업규제와 수산자원 조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마저 하지 않는다면 수산자원 고갈 위험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연근해 어업생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업규제 이외에 현실적인 문제들은 무엇이며,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우리나라 어업자원관리 측면에서 연근해 어업생산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업질서를 확립하고 다양한 어업규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업 생산은 각 나라의 수산물 소비 트렌드에 따라 변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어란 및 미성어 선호 식습관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어업생산 패턴은 바뀌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규제 및 수산자원조성 등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향후 수산자원관리 측면에서 볼 때, 기존 수산자원관리가 정부 및 어업인 주도로 이루어졌다면 미래는 소비자 참여 수산자원관리가 돼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소비자 단체 및 NGO의 소비자 참여형 수산자원관리가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 참여 수산자원관리는 소비자 주도로 수산물 소비 트렌드를 변화시켜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4세대 수산자원관리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예를 들면, 미성어인 어린 물고기는 어획되면 대부분 사료로 사용되고 있으나 친환경 배합사료를 먹인 수산물을 소비한다면 어업인은 미성어의 남획을 감소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 수산물 소비패턴을 변화시키면 어린 물고기 및 알밴 물고기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 어업생산량 회복 및 어업 질서 구축을 위해 금어기·금지체장 준수 및 어린 물고기 보호와 같은 어업생산 규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규범과도 같다. 물론 일부 업종은 물고기 선별 등 규제를 어기지 않기 위해 또 다른 노력이 추가되어 불편함이 따를 수 있고, 생애 주기가 짧은 어종을 생산하는 업종도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어업인, 유어낚시인 및 비어업인의 수산물 포획·채취와 소비자의 수산물 소비패턴 등 포괄적으로 고려할 때, 최소한의 규제마저 사라질 경우 무분별한 남획은 불 보듯 뻔한 현실이다.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수산자원의 관리에 심각한 문제와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어업인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황선재 한국수산자원공단 자원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