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2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기초의회 선거에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인물들이 도전장을 내밀어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방자치는 그 지역을 잘 알고 지역 문제 해결에 노력해온 인재들이 제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다. 기초의원은 지방자치단체 운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우리동네 일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 또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주민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가 부활된 1991년 이후 전국적으로 기초의원의 역할과 자질을 놓고 뒷말이 많았다. 일부 의원은 본분을 망각한 채 이권에 개입하거나 부조리를 조장하기도 했다. 그 부작용 탓에 기초의회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풀뿌리 민주주의가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전제라면 ‘새 피 수혈’을 통한 새로운 변화가 시대적 요청이라 하겠다.

이번 지방선거에 기초의회를 일신하겠다며 나선 이들 가운데 젊고 다양한 직군 출신이 눈에 띈다는 점은 그래서 긍정적이다. 사하구(가 선거구)의회 의원 선거에서는 대기업 사원 임양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수영구(나 선거구) 권진성(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주경야독 끝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인물이며 한약사 출신 부산진구(가 선거구) 이장훈(민주당) 예비후보, 청년사업가인 강지백(민주당) 예비후보 등도 관심을 받고 있다. 상담사 출신인 중구(가 선거구) 강주희(국민의힘) 예비후보, 다둥이 아빠인 북구(마 선거구) 하승범(국민의힘) 예비후보도 이색 이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청년 정치인 바람이 부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20대 청년의 약진이 도드라진다. 제7회 지방선거 부산 기초의원 후보자 가운데 30세 미만 청년은 10명으로 전체의 3.1%였다. 이번 선거에는 예비 후보 327명 중 30세 미만 청년은 20명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청년들이 지방정치에 참여하려는 이유는 일자리와 주거 문제 등을 직접 해결하고 정치 혁신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풀뿌리 지방정치로 시작해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는 이들의 도전이 유권자들에게 어떤 선택을 받을지 궁금하다.

기초의원 도전자들의 이력이 다채로워지고 젊은 후보가 늘어난 모습은 우리 지방자치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는 희망이 되고 있다. 반면 최근 확정된 부산 여야 기초단체장 후보는 참신성이 떨어지고 ‘그 인물이 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연령을 보면 40대는 민주당 연제구청장 이성문(48) 예비후보가 유일하고 50~60대가 15명, 60~70대가 14명, 70대가 2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현역 구청장 공직자 정치인으로 전문직을 찾아 보기 힘들다. 젊고 참신한 인물이 자유롭게 선거판에 뛰어들기보다는 공천권을 쥔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크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