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의 최대 숙원 중 하나인 KTX 물금역 정차가 올해 안으로 이뤄질까.

김일권 양산시장이 지난해말 코레일 나희승 사장과 국토교통부 강희업 철도국장,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을 잇따라 만나 물금역 KTX 정차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양산시는 올해 본예산에서 물금역 KTX 정차에 필요한 승강장 확장 공사에 따른 설계비 3억 원도 확보했다. 더 나아가 승강장 확장 공사비 30억 원도 시가 부담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승강장 공사비는 국가철도공단이 부담하는 게 원칙이지만 KTX 정차에 대한 시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공사비 부담이라는 초강수까지 둔 것이다.

시는 실시설계와 예산확보를 통해 언제든 관계당국의 승인만 나면 곧바로 승강장 공사에 착수해 조기에 KTX 정차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 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KTX 물금역 정차를 양산지역 주요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 민주당 등 여야 주요 정당 역시 KTX 정차를 한 목소리로 강조해 시민은 어느 때보다 더 기대한다.

양산시민의 물금역 KTX 정차 요구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의회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처음으로 공식건의했다. 시도 2015년 물금역 KTX 정차 건의에 이어 2017년 시민 2만2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 등에 제출했다.

시는 이어 지난해 3월 1900만 원을 들여 물금역 KTX 정차 타당성 조사 전문기관 용역을 발주하면서 더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섰다. KTX 정차에 따른 B/C(경제성) 분석 및 정차에 따른 주변 다른 역과의 상관성 등 구체적 실행내용을 담은 전문기관 용역 착수는 처음이었다.

국토부 등 관련기관에서 시장의 면담을 수용한 것은 시의 적극적인 의지는 물론 정차 타당성을 담은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설득에 나선 게 주효했다. 단순히 주민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수사가 아닌 정차의 절실함을 구체적 데이터로 제시한 게 관련기관 관계자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물금역 정차의 타당성은 용역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용역 결과 하루 6회 KTX가 정차 하는 조건으로 B/C(비용 대비 수익)가 1을 넘겨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금역에는 KTX가 평일 편도 기준 하루 8회(KTX-산천 3회, KTX-1 5회)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 중이다. 물금역 KTX 정차와 관련한 경제성 평가에서 경제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양산 인구가 꾸준히 늘어 KTX 이용객 또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미래예측 수요에 근거한다.

양산인구는 현재 36만여 명에 근접한다. 2010년 8월 25만5806명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10만 명 가까이 늘어났다. 창원 김해 등 도내 다른 시군 인구가 감소하는 것과 달리 양산은 사송신도시 등 대단위 택지단지가 잇따라 조성되면서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시민은 KTX물금역 정차가 이뤄지면 철도이용 편의는 물론 지역 발전 등 파급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KTX를 타기 위해 멀리 구포역과 울산역 등으로 가지 않아도 돼 시간·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또 KTX가 정차하는 물금역 인근의 낙동강 황산공원(187만㎡)이 전국적 명소로 부상하는 등 역사 인근 낙동강 관광벨트가 핫플레이스가 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점이다.

KTX 물금역 정차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저속철 등 운운하며 부정적 시각도 드러낸다. 하지만 양산시민은 창원시에서 단일 행정구역의 3개 역사에 KTX가 정차하는 점 등을 거론하며 인구 35만 이상 지자체 중 KTX가 정차하지 않는 것은 전국에서 양산이 유일하다고 반론을 편다.

시민의 KTX 정차 요구는 지역 이기주의적 요구가 아닌 절박함에서 나오는 간절한 목소리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은 더는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등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 시민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