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새벽 군사작전 개시를 전격 선언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푸틴 러 대통령은 치명적인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고 비판하고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군사 작전이라고 한정했으나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도 공격을 감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동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고 러시아를 미국과 동등한 강대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약소국인 우크라이나를 희생양 삼아 국제질서를 흔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곡물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세계 2위 산유국 러시아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가 이번 침공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당장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0.73포인트(2.60%) 내린 2648.80,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9.12포인트(3.32%) 내린 848.21에 마감했다. 일본 중국 증시도 낙폭이 확대되고 가상화폐도 급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었다. 정부는 주요 원자재와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정세에 큰 혼란을 가져오게 됐다. 푸틴 대통령의 개전 선포는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열린 직후에 나왔다. 국제사회의 반발과 제재 경고를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국이 동맹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강하게 대응하면 러시아는 중국 등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나라들과 밀착하게 돼 신냉전 구도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우방인 북한과 휴전선을 사이에 둔 우리나라는 국제 정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정부가 한반도 현안에 대한 주요 협상대상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여부를 고민하다 뒤늦게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이유다. 향후 미국이 우리나라에 군사 지원과 파병을 요청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북한이 핵 보유에 더 집착해 한반도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핵무기 철수 대가로 안전 보장을 약속받았음에도 러시아의 침공에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힘의 논리로 평화를 위협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국제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교민 안전을 비롯, 경제·안보 등 비상계획에 소홀함이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