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부산WM센터 차호중 부장

요즈음 시장이 뒤숭숭하다.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 오스템임플란트 매매거래 정지, 셀트리온 분식회계 의혹, HDC현대산업개발 1년 8개월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 등 온갖 악재가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급되고 있는 악재관련 공시에 대해 알아보고 향후 대응차원에서 살펴보도록 하자.‘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기업의 상장유지에 문제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지는 심사과정이다. 한국거래소가 상장기업 중에서 시장의 건전성과 투자자보호를 위하여 부실기업을 조기에 퇴출시키고자 만든 제도인 것이다. 증권거래소는 불성실 공시, 주된 영업의 정지, 일정규모 이상의 횡령과 배임이 발생하거나 기업의 존속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손실, 회계처리기준 위반한 분식회계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거래를 중지시키고 상장폐지를 심의, 의결할 수 있다. ‘상장적격성 실질검사’란 공시가 뜬다고 해서 바로 상장폐지 되지는 않는다. 상장회사로서 적합한지 아닌지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거친 이후에 결정되는 것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거래정지 요건에 해당되며, 매매거래정지 공시가 바로 뜬다.

‘매매거래 정지’란 시장에서 주요내용 공시 및 풍문 등으로 인하여 투자자들에게 기업정보를 충분히 주지시킬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경우 거래소가 해당종목의 매매거래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시장에서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하고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매매거래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다. 매매거래 정지사유를 살펴보면 ‘공시규정에 근거한 매매거래정지’와 ‘기타규정에 근거한 매매거래정지’로 나눌 수 있다.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의 중요한 경영사항이나 재무사항 등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상장기업들은 공시를 통하여 이처럼 중요한 사항을 알려야 할 공시의무가 있는데 이러한 공시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것을 ‘불성실공시’라 한다. 공시를 번복하고 허위공시를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은 투자 시 투자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좋다. 증권거래소가 불성실공시 법인에 대해 벌점을 부과하는데, 보통은 1회에 4~8점의 벌점이 부과된다. 10점 이상의 벌점을 부과 받은 경우에는 1일간 매매가 중지된다. 관리종목 지정 후 1년 이내 불성실공시 법인지정 등으로 인한 누적벌점이 15점 이상 되는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사유가 되며 상장폐지 될 수도 있다.

특정기간동안 거래특성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지정되는 ‘단기과열’에 대한 경고와 시장에서 신종 불공정거래와 이상 급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투자위험을 사전에 고지하기 위한 제도로 ‘시장경보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투기적이거나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 또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에 대해 투자자 주의환기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제도인 것이다. 시장경보제도는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이라는 3단계 조치를 거쳐 이루어진다.‘투자주의 종목’이란 시장 감시위원회가 투기적이고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일반투자자들의 뇌동매매 방지와 잠재적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취지의 조치다. ‘투자경고 종목’이란 특정종목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경우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지정하는 종목을 말한다. 과거의 감리종목이나 이상급등종목을 말한다.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면 매수 시 위탁증거금 100% 징구요건이 적용되고 대용증권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신용거래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주가가 추가적으로 급등할 경우 매매거래정지나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될 소지가 있다.

‘투자위험 종목’이란 투자경고종목 지정에도 불구하고 투기적인 가수요와 뇌동매매가 진정되지 않고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지정된다. 이는 한 차원 높은 투자경고조치로 해당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보다 높은 주의가 필요하다. 투자위험종목 지정과 동시에 매매거래가 1일간 정지되고, 주가가 추가적으로 급등할 경우 또다시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상장폐지’는 코스피, 코스닥이라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더 이상 거래되지 못하고 퇴출된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더 이상 공개된 주식시장에서 해당주식이 거래되지 못하도록 퇴출시키는 조치를 말한다. 보통은 상장폐지 절차가 다음과 같다. 기업에 있어 결함 발생, 관리종목 지정,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기업의 이의제기, 상장위원회 심의, 상장폐지 결정 및 정리매매의 순으로 진행된다. 코스닥시장은 코스피시장과 비교했을 때 자산규모나 이익규모 등이 적은 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코스닥종목이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대상이 될 확률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코스닥 종목에 한하여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에 지정될 확률이 높은 종목을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하여 1년간 투자자들에게 공시한다. 따라서 투자하는 종목이 혹시나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해당이 되지는 않는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공시위반이나 자본잠식 등 상장폐지가능성이 있는 종목이 대상이 된다.자본잠식은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신호다. 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작은 기업이 있다면 투자대상 목록에서 반드시 제외시켜야 된다. 기업이 처음 설립할 때 투자된 자금이 자본금이라면 이익잉여금은 1년간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서 배당 등을 차감하고 남은 금액이다. 기업이 꾸준히 이익을 창출한다면 자본총계는 증가하게 된다. 반대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대규모 적자를 반복한다면 자본총계는 점차 줄어들어 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작아지는 자본잠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자본잠식이 커져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되면 완전자본잠식이 되고, 이는 상장폐지사유가 되는 것이다.보통은 상장기업으로서의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유동성을 갖추지 못하거나 영업실적 악화 등의 사유로 부실이 심화되어 상장폐지 우려가 있는 종목이 ‘관리종목’ 지정요건이 된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와 관리종목 지정요건이 다소 차이가 있다. 코스닥이 코스피에 비해 조금 더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한다. 상장폐지나 관리종목에 해당되는 기업 대부분은 실적악화와 경영진의 횡령, 배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의 사유다. 따라서 매출액이 급감하고 대규모 적자가 지속적인 기업과 경영진의 도덕성이 문제가 되는 기업은 투자 시 유의해야 된다.상장폐지가 된다고 해서 기업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못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장외시장에서는 거래가 가능하다. 하지만 장외시장에서는 상대방을 찾기 어렵고, 매매차익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되는 등 단점이 있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7일간의 정리매매 기간이 주어진다. 마지막으로 매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상장폐지되기 전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한다. 관리종목 지정은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환기시키고, 기업들에게는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차원의 조치다.코스닥시장위원회는 영업일 기준 20일 이내인 2월 1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다시 ‘신라젠’에 대한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여부 등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위원회 역시 상장폐지를 결정하면 ‘신라젠’ 등의 이의신청에 대한 내용을 확인한 다음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상장폐지 결정을 하면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의 절차로 정리매매 기간을 부여한다. 상장폐지 결정에 불복하여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법원에 상장폐지 결정 무효 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우수한 혁신벤처 기업의 상장심사와 부실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퇴출심사를 통해 모험자본의 활성화와 투자자보호를 최우선가치로 하는 기관이다. 코스닥시장에서 한때 시가총액 2위였고, 17만 소액주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신라젠’의 운명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 부산WM센터 차호중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