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전파를 막고자 동아대학교 의학과에서도 작년부터 비대면 강의를 시행 중이다. 매일 8시간씩 학교에 나와 듣던 수업을 학생 각자의 집에서 시청하게 된 것이다. 그러는 동안 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 중 어느 것이 낫느냐는 이야기가 이곳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어느 방식이 나은지 단언할 수는 없다. 강의를 둘러싼 수많은 요소들 중 어느 것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비대면 방식이 더 좋아 보일 수도 있고 대면 방식이 더 괜찮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한 방식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만 보게 되는 듯하다. 수업을 비대면으로 시청하면 몸이 상당히 편하기 때문에 학생이 체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학교라는 공간의 집중 유발 효과를 경시하는 듯하다.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으니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눈에는, 집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대면 수업 때문에 학교에 나와 조는 학생들이 안 보이는 것 같다.

또한 학교에 나왔지만 수업을 듣는 대신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지 못하는 것 같다.

대면 수업을 하면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가며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강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강의록을 발췌해서 읽고 녹화 영상 강의를 발췌시청하고 영상 강의의 배속을 조절해가며 공부하는 것의 효율성을 얕보는 듯하다. 학생들의 자율성을 믿는 사람은, 학교에라도 나오지 않으면 공부가 아예 손에 잡히지 않는 몇 학생들을 보지 못하는 것 같다. 대면 수업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대면의 단점과 비대면의 장점에는 관심이 덜한 것 같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바로 확증 편향이 일어나는 것이다.

소통이 제한적이면 확증 편향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많은 교수님들께서 자신의 의견이 이미 담긴 것만 같은 표현으로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시고는 한다. “영상 강의는 듣기 힘들죠?” “집에 있으면 더 스트레스 받죠?”라고 말이다. 혹은 무난하게라도 “여러분은 대면이 나은 것 같아요, 비대면이 나은 것 같아요?”라고 학생들을 향해 물어보는데, 학생들은 차마 교수님 앞에서 안 보는 방식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기에 “아무리 그래도 대면이 낫습니다”고 대답한다.

또한 비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생은 이런 질문에 묵묵부답이고, 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학생들만 대답한다.

그러면 교수님들은 “여러분도 그렇죠?” “빨리 대면 수업을 해야지, 비대면 수업이라니”라고 말씀하시고는 한다. 결국 학생들을 위해 그런 질문을 하신다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학생 입장에서는 교수님께 솔직한 대답을 꺼내기가 어렵기만 하다. 의학과에서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교수님과 학생의 소통에는 이러한 측면이 꽤 존재한다. 그렇게 서로를 알아갈 기회를 놓쳐간다.

만약 확증 편향에 빠지고 싶지 않다면, 본인이 그러한 편향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살피는 게 좋겠다. 가령 어떤 학생이 대면 수업을 원하시는 교수님을 보면서 ‘원래 하던 대로 하시는 게 편하시겠지’라고 생각한다면, 그 학생 눈에는 교수님들이 대면 수업을 원하시는 다른 이유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소통을 시도할 때에는, 상대가 본인에게 대답하기를 어려워하고 있거나 듣기에 껄끄럽지 않은 말로만 대답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즉 다른 이의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의 의견에 닿기 위해 내가 개방된 방식으로 접근 중인지 살펴야 한다. 특히 위력이 작용하는 관계일수록 더욱 제대로 살펴야 한다. 이는 지금보다 더 자라서 언젠가 누군가의 상급자가 될 수 있는 나에게도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이다.

소통은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 본 칼럼에는 단편적인 예시만 담았지만, 실은 교수님들이 학생과의 소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신 것을 알고 있다. 학생의 소리를 듣기 위한 그러한 시도가 동아대 의과대학을 위시한 공동체에 적절한 소통을 일궈내고 사회를 건강하게 하리라 믿는다. 동아대 의학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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