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일 정식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대선체제로 전환했다. 윤석열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지난달 5일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지 한달 만에 본격적으로 선거전을 치르게 됐다. 출범식 직전에야 윤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가 손을 다시 잡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선대위 출범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끝에 극적 화해를 한 것이다. 이 대표와 윤 후보가 공개적으로 알력을 빚은 것은 국민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껴야 마땅한 일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윤 후보는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기본이 탄탄한 나라”라며 “공정이 상식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당의 후보로서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소상공인 8명을 초청해 ‘전 국민 선대위’ 회의를 열고 민심에 귀를 기울였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이 쥐꼬리라고 비판하며 “이재명 정부가 되면 이런 식으로 국가의 의무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선거 진용을 갖추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기 앞서 정책 경쟁은 뒤로 한 채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여론과 정부 반발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포기했고 국토보유세에 대해선 국민의 동의를 얻는다는 전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정책 번복을 유연성을 앞세운 실용주의라 표현했으나 선심성 공약임을 자인한 것 아닌가. 윤 후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과 관련해 새 정부 출범 후 100일 동안 5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대책이 없어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를 손질하겠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자 “폐지가 아닌 재검토”라고 물러났다.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를 두고도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와 최저임금의 점진적 인상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야 유력 후보 두 명의 이 같은 ‘갈지자 행보’에 국민의 실망감이 크다. 결국 두 후보 모두 뚜렷한 미래 비전과 정책 없이 선심성 정책에 기댄 셈이다.

포퓰리즘 공약은 당장 득표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집권 후에는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하게 된다. 지금 미·중 패권전쟁 심화, 청년실업, 부동산 가격 급등, 4차 산업혁명 등 나라 안팎으로 난제가 쌓여 있다.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대선 후보라면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시킬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세에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이 후보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윤 후보는 ‘코로나 빈곤’ 해결을 약속했다. 양당 대선 후보가 이날 발표한 코로나19 대책이 이번 대선 정책대결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