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복선전철 2단계 일광~울산 태화강 구간이 다음 달 개통된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애초 지난달 6일까지 영업시운전을 마치고 이달 초부터 여객열차를 공식적으로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연계노선 문제 등으로 개통일이 다소 늦어졌다. 앞서 2016년 12월 개통한 동해선 1단계 부전~일광 구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부산과 울산을 오가는 광역 교통망이 더욱 확충되는 것이어서 반갑다. 이 철도 노선은 내년 공식 출범 예정인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메가시티 시대를 앞두고 부산과 울산 간 교통 거리를 획기적으로 좁히는 데 일조하게 된다. 실제 울산 태화강에서 부산 도심의 부전역까지 열차 운행시간이 75분 기준으로 잡혀 있어 두 대도시는 그만큼 가까워진다.

이번 기회에 동해선 1단계 개통 이후 지속한 열차 배차 간격을 줄여야 한다. 이 철도 노선은 시내버스 및 부산도시철도 1~4호선과 환승 기능이 더해져 부산의 도시철도 5호선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게다가 동래 연제 부산진구 등지에 거주하는 시민은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도 기장과 해운대 일대 나들이를 수월하게 하고, 울산 시민은 철도를 통해 부산을 편하게 오가는 등 교통 분산과 사회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분석은 이미 나왔다. 하지만 부산~일광 구간의 열차 배차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피크 타임) 15분, 평상시 30분으로 고정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1~4호선(피크 타임 3분, 평상시 6~8분)과 비교할 경우 동해선 열차 배차 간격은 너무 길다.

동해선 부전역~태화강역(63.8㎞)구간에 이어 연장이 확정된 북울산역(가칭)까지 개통되면 73㎞에 달하는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전철 노선이 만들어진다. 수도권 전철 1호선(경인선)과 수인·분당선 등과 같은 대규모 전철 노선이 부울경 메가시티를 대표하는 양대 권역을 연결하는 게다. 서울과 인천 두 대도시를 이어주는 것이 주 목적인 경인선처럼 동해선도 부산과 울산 간 연결과 이동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구축됐다.

앞으로 비수도권에서 광역전철이 추가되더라도 동해선처럼 광역단체 간 경계를 넘어 도심과 도심을 바로 잇는 형태는 당분간 볼 수 없다고 한다. 이처럼 남다른 의미를 갖고 달리는 광역철도 노선의 열차 배차 간격을 추가 노선 확충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는 데는 다른 의견이 없다. 이에 대해 부산시와 코레일 측은 오랜 기간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예산 문제에 발목이 잡혀 진척이 안 된다는 소식이다. 추가 편성 열차 구입비(240억 원 추산)와 연간 운영비(30억 원) 부담 등을 놓고 양 기관의 입장이 엇갈린 탓이다. 시는 피크 타임 운행 간격은 10분, 평상시엔 20분으로 줄이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진행된 비용 부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현실과 동떨어진 동해선 열차 배차 간격이 2단계 개통 뒤에도 이어진다면 시와 코레일은 무능 행정으로 따가운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 더 늦춰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