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문재인 정권을 돌아보면 조국과 부동산이 떠오른다. ‘조국’ ‘조국’ 하다가 윤석열과 추미애 간의 갈등으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앞을 향해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할 것인데 어떻게 된 것이 어린아이가 가지고 노는 팽이 마냥 제자리에서 뱅뱅 돌고만 있는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이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생된 정권이다. 집권 초기 마음가짐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지난 5일 제1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결정됨으로써 대선의 대진표가 차려졌다. TV 토론을 두세 차례 봤는데 과연 한 나라를 책임질 대통령 후보의 토론회인지 의문이 들었다. 지금까지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몇 번 봤지만 이번만큼 같은 당 후보끼리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토론회를 본 건 처음이다. 대통령이 되면 5년간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여야를 통틀어서 어느 한 사람이라도 이 나라를 맡아 향후 5년간 운영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 여당 차기 대선후보로 선출된 사람은 ‘대장동 의혹’으로 야당으로부터 특검을 수용하라는 공세를 받고 있다. 형수에게 욕설을 했다고 하는데 이유가 어떻든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제1 야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무슨 이유로 국민의 버림을 받았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과감하게 각성해 국민 앞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는 것에 숨이 막힌다.
내년 대선에서도 여당은 조직적으로 탄탄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야당의 공약은 국민 마음을 잡도록 내놓는 것이 없다. 윤석열 후보는 검찰 조직에만 있었기 때문에 정치 세계에서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윤 후보는 ‘일일 일 망언’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말을 함부로 하고 생각 없이 들릴 때가 있다.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므로 실언과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두 번은 국민이 용서해도 세 번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어느 국민이 후보를 지지하겠는가.
내년 3월 9일 대통령선거일에 국민이 표를 주고 안 주고는 후보자의 공약에 달려 있다. 실현 불가능한데 단지 표를 얻으려고 내는 공약이라면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가 산더미같이 쌓여 있지 않는가. 북핵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도통 그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한일관계는 또 어떤가. 이웃나라이면서 경제적으로도 많이 얽혀 있는데 위안부 문제로 한 발도 앞으로 내딛지 못한다. 국민은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후보를 원한다. 대통령 자리를 바란다면 시선을 상대 후보에게 고정시켜 약점을 찾지 말고, 유권자에게로 눈길을 돌려 국민의 마음을 연구하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기를 희망한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국민으로부터 신망을 얻어야 대통령직도 잘 할 수 있다. 믿음을 주는 공약을 기대한다.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어느 밝은 날 낮에 등불을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에 사람이 몰려들어 비웃었다. 왜 대낮에 등불을 들고 다니느냐고 한 시민이 묻자 그는 “정직한 인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직한 사람이 없으니 그만큼 찾기 어렵다는 뜻 아니겠는가. 지금 대선정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디오게네스처럼 등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길 바란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부산지회 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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