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인사검증특별위원회는 지난 1일 김용학 부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에 이어 그다음 날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회를 열고 오늘 청문보고서를 채택한다. 인사특위에서는 이들 후보자에 대한 ‘부적합 의견’ 기류가 강하게 흐르고 있다고 한다. 결국 부산시 산하 최대 공공기관으로 손꼽히는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공사 새 사장 선임 문제를 놓고 또다시 잡음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박형준 부산시장 취임 이후 시 산하 공공기관 수장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여소야대’의 시의회 권력 구조 속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의 보고서 채택 내용과 박 시장의 대응 방향에 따라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게 분명하다.

시의회 인사특위에서 진행한 도시공사와 교통공사 사장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회 결과를 종합해보면 이들이 과연 유력 공공기관 수장으로서 적합한 인물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김 도시공사 사장 후보자는 “인천도시공사 사장 퇴임 후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기업에서 고액 연봉을 받은 것 때문에 경기도시공사 사장 인사 검증에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또 과거 보수 단체 집회에 참석했다는 정치 성향과 인천도시공사와 경기도시공사 사장 임기를 마치지 못한 점까지 도마에 올랐다. 한 교통공사 사장 후보자는 “2016년 철도노조의 장기 파업 당시 한국철도공사 경영지원본부장 위치에서 대량 해고와 징계에 선봉 역할을 했다”는 등 노조 탄압 경력이 크게 문제시되고 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한 후보자의 사장 지명 철회를 촉구하면서 “(시가) 임명을 강행하면 사장 출근 저지 및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이들 두 공공기관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시의회 인사특위는 청문보고서 채택에 담을 내용을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인사특위 위원들은 내부적으로는 두 후보자 모두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시정 발목잡기’ 아니냐는 역풍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오랜 기간 이어진 주요 공공기관 경영 공백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일부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시의회 인사특위는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겠지만, 청문회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성실하게 채택해야 마땅하다.

박 시장 취임 이후 불과 한 달만에 김종원 도시공사 사장이 임기 6개월을 남겨놓고 건강상을 이유로 사퇴한 데 이어 7월에는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이종국 교통공사 사장도 스스로 물러나는 등 전임 시장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이 속속 자리를 내놓았다. 그 뒤 공공기관의 새 수장이 잇따라 선임됐지만, 늘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는 평이다. 게다가 시의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친 도시공사와 교통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시민 여론은 곱지 않다. 박 시장의 최종 선택을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