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볼 때 행복이라고 생각된다. 일시적인 즐거움은 세상에 가득하다. 다만 즐겁고 재미있게 인생을 보내서 참으로 행복하다면 그것은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삼세영원의 차원에서 보면 그런 행복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마지막은 허무에 귀결된다. 불법은 영원하고 불변적인 행복의 실현을 추구한다. 다시 말해 절대적 행복경애라고 요약할 수 있다.
묘법연화경 여래수량품에 ‘중생소유락’이란 경문이 있다. 불법은 일반적으로 고나 무상을 설하는 것처럼 알고 있으나 대승경전인 법화경에서 “중생은 즐기려고 이 세상에 태어났고 괴로워하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며, 이 세상에 놀기 위해 왔다, 즐기려고 왔다”는 취지의 중생소유락을 설하는 것은 중생의 낮은 인생관, 행복관을 뒤집는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이다.
물론 이 유락은 향략적인 즐거움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런 외관상의 즐거움은 현실의 거센 파도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고뇌와 공포가 충만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가. 지옥의 화염 같은 이 사바세계에서 절망과 분노 그리고 탐욕의 소용돌이를 헤쳐나가는 것은 처절하리만큼 고통스럽다. 주위에 보면 이 생존전쟁에서 패배해 삶을 포기하거나 술과 마약에 빠지거나 극단적 허무주의에 심취하는 등 불행의 늪에서 신음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부처의 눈으로 보면 중생이 자신의 흉중에 있는 부처의 경애를 연다면 이 사바세계가 중생이 유락하는 낙토가 된다. 말하자면 이 세상을 연극무대로 우리는 즐거운 삶이라는 인생극을 연출하게 되는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세상의 고락과 함께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경애 높은 최상의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취지로 생각한다.
이 유락의 뜻을 세밀히 분석해보면 유는 삶을 자유자재로 사는 것, 락은 삶을 진심으로 즐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쨌든 근본은 자기 생명의 경애다. 예를 들면 인생을 의무로 생각하면 삶의 무게가 참으로 무거울 것이며, 인생을 권리로 생각하면 삶 그 자체가 즐거울 것이다. 어둠이 깊으면 곧 희망의 여명이 오고 추운 겨울을 힘들게 견디면 화사한 봄의 향연이 펼쳐진다. 삶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바다에 집채 만한 파도가 몰려올 때 모든 사람이 싫어하지만 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파도가 더 없이 좋은 것일 수 있다. 인생의 고난도 전부 즐기면서 극복할 수 있다.
인동초는 겨울을 견디면서 약이 되듯이 강한 생명력과 강한 신념 그리고 풍부한 지혜가 있으면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항상 즐거운 삶이 된다. 모든 어려움을 삶의 권리로 본다면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며 능동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본다. 자유자재로운 금강불괴의 경애를 절대적인 행복경애로 단언하고 싶다. 진실한 행복이란 자신의 몸도 마음도 또 자신도 환경도 타인도 함께 광대한 법열의 즐거움으로 윤택해질 때, 자신에 내재된 청정한 지혜의 힘이 용솟음칠 때 더 이상 장애가 없는 무릉도원이 펼쳐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싶다.
자신의 행복만이 아니라 자타 함께 행복의 문을 열 때 유락의 인생을 걸어갈 수 있다고 본다. 법화경에서 그 환희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衆生見劫盡(중생견겁진) 大火所燒時(대화소소시) 我此土安穩(아차토안온) 天人常充滿(천인상충만) 園林諸堂閣(원림제당각) 種種寶莊儼(종종보장엄) 寶樹多花菓(보수다화과) 衆生所遊樂(중생소유락) 諸天擊天鼓(제천격천고) 常作衆技樂(상작중기악) 雨曼陀羅華(우만다라화) 散佛及大衆(산불급대중)’. 중생이 ‘세계가 멸하여 대화에 불탄다’고 볼 때도, 내가 머무는 이 국토는 안온하고 언제나 기쁨에 찬 천계와 인계의 중생으로 가득하다.
거기에는 종종의 보물로 장식된 풍요로운 원림과 훌륭한 당각이 많고, 보배 나무에는 꽃이 많이 피어 향기롭고 열매가 많이 열려 있다. 참으로 중생이 유락하는 곳이다. 많은 천인이 여러 가지 악기로 언제나 신비한 음악을 연주하고, 하늘에서는 경사스러운 만다라화를 내리게 하여 부처와 다른 중생의 머리 위에 뿌린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생명에 내재된 불성을 용현시킬 때 다시 말해 자신의 흉중에서 루비빛 태양이 떠오를 때 모든 번뇌의 어둠은 사라지고 마음을 기쁘게 하는 천화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다는 뜻이며 행복과 복덕의 꽃에 감싸이는 것은 물론 제천도 축복해주는 것을 나타내는 경문이다. 또한 복덕의 꽃은 부처에게도 중생에게도 평등하게 쏟아져 내리며 영원한 행복을 실현하는 무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이며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있는 것이다.
타인에게 사랑을 받는 것보다는 오히려 베풀며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고 자신에 귀의하며 자신에 내재된 불성의 꽃을 피우는 것이 유락의 진정한 의미로 사료된다.
시인·신태양건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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