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이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국내 최초로 ‘변이의 변이’로 불리는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까지 나와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일 2명의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으며 이 중 1명은 해외 여행력이 없는 40대 남성이라고 밝혔다. 델타 플러스 변이는 전 세계적 대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인도발 ‘델타 변이’에서 별도의 단백질 돌기가 생겨 파생된 악성 바이러스다. 지금까지 나온 변이 중 가장 지독하다는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더 강하고 위험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델타 변이 감염자 급증세와 맞물려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려되는 점이 한 둘은 아니지만,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비해 그 정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부터 문제다. 현재까지 20여 개 국에서 발견됐고 매우 위협적인 것은 맞는데, 세밀한 분석을 할 수 있을 만큼의 환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밀한 분석이 이뤄져야 맞춤 대책이라도 세울텐데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깜깜이’ 대책에 대한 답답함이 크다. 이와 동시에 백신 무력화에 대한 우려 또한 작지않다. 델타 변이가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은 1.6배 강하고 입원 위험 역시 2.26배나 높은데, 델타 플러스 변이는 더 강력한 백신 회피 능력까지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감염자 2명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을 방문하고 지난달 23일 귀국한 감염자는 출국 전 국내에서 접종을 완료했고, 해외 여행 이력이 없는 40대 남성 역시 지난 5월 접종을 완료했지만 ‘돌파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3일 현재 1차 백신접종자가 2000만 명을 넘겼지만, 델타 변이의 확산에 따른 돌파감염 사례 역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등장함으로써 ‘방역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운 셈이다. 델타 변이는 지난달 3주차에 이미 검출률 50%를 넘겨 ‘우세종’이 됐고, 7월 마지막 주에는 검출률이 61.5%까지 높아졌다. 국내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지난달 29일 기준 1132명으로, 직전 주 누적 집계치 779명보다 353명 늘었다. 불과 일주일 새 45%나 급증한 것이다.

결국 델타 플러스 변이의 위험도는 높은데 정보는 부족한 현실이다. 게다가 확진자 2명의 감염경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최대한의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 경로에 대해 끝까지 추적하면서 동시에 추가 확산을 막아내는 일이다. 특히 지역사회 전반으로 퍼지기 전에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시민도 강력한 백신 회피력을 고려해, 이미 접종을 했더라도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홀히 해선 안된다. 아울러 돌파감염 급증과 관련해 우리 정부도 3차 백신 접종, 즉 ‘부스터 샷’ 논의를 본격화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