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세가 자못 사납다. 델타형 변이 확산세에다 여름 휴가철까지 맞물려 수도권에 집중됐던 코로나 확진자가 비수도권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연일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는 부산의 위기가 두드러진다. 외지 피서객의 방문 증가에 따른 ‘풍선 효과’ 탓이 크다. 여기다 계곡 등 방역이 허술한 곳이 많아 사태 악화가 우려된다. 취약지 점검을 통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코로나의 비수도권 확산세는 이번 주 들어 한결 뚜렷해졌다. 국내에 코로나가 전파된 뒤 가장 많은 178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0일, 비수도권의 확진율은 31.9%(지역발생 1726명 중 551명)였다. 지난 18일(31.6%) 이후 나흘째 30%대가 이어졌다. 이날과 비슷한 시간대인 지난 19일 오후부터 20일 오전까지 부산의 확진자는 97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20일 오후~21일 오전에는 확진자가 세 자릿수(107명)로 껑충 뛰며 또다시 신기록을 수립했다. 문제는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소규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전 최다 확진일인 지난해 12월 12일(82명)에는 확진자의 70%가량이 한 곳에 쏠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학교 유흥주점 미용실 등 발병지도 다양하다. 그래서 “지역사회 구석구석까지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추세라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은 어제부터 3단계 방역에 돌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일괄 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역별로 거리두기 단계를 조각조각 내서 적용하다 보니 풍선효과가 계속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차등화가 대유행의 한 요인으로 불거진 마당에 이를 방치한다면 비수도권 쪽 풍선이 계속 부풀어 오르다 결국 터지는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게다가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원흉은 코로나 첫 바이러스(알파)보다 전파력이 1.5배 높은 델타 변이가 아닌가.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방역의 핵심은 타이밍이다.

아울러 해수욕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곡의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계곡에도 해수욕장처럼 물놀이 중 마스크 착용, 차양시설 2ｍ 이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그런데 실제 방역수칙 준수는 관심 밖이다. 마스크를 벗고 물놀이를 하거나 텐트와 돗자리를 다닥다닥 붙여 설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유명 피서지인데도 코로나 방역수칙 안내판이나 홍보요원이 없는 곳도 많다. 비수도권의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돼 해수욕장의 방역이 강화되면 피서객이 계곡으로 몰릴 게 뻔하다. 해수욕장이 조기 폐장된 지난해에도 그랬다. 이런 상황에서 계곡의 방역 허점을 방치한다면 계곡이 또 다른 풍선효과의 대상지가 될 수밖에 없다. 더딘 백신 공급 탓에 접종률은 겨우 32%에 머물고 있다. 이 난관을 헤쳐갈 수 있는 방안은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뿐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