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어제 국민권익위원회 전수 조사에서 부동산 거래 및 보유 과정의 위법 의혹에 연루된 소속 의원 12명 모두에게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했다. 해당 의원은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한정 서영석 임종성(업무상 비밀이용 의혹) 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농지법 위반 의혹) 의원이다. 민주당은 이들 중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는 비례대표 윤미향 양이원영 의원은 출당시키기로 했다. 출당하는 두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워낙 크고,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선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선제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권익위는 민주당 국회의원 174명과 그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등 816명을 대상으로 지난 7년간 부동산 거래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부동산 비위 의혹이 있는 의원과 그 가족은 12명이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의원은 6명이며, 나머지 6명은 의원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이다. 3기 신도시 관련 의혹은 물론 업무상 비밀을 이용한 투기 의혹도 파악됐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조사가 최종 결론이 아니고, 조금이라도 의혹이 있는 사안을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송부한 상태이므로 실명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하루만에 의원 실명을 공개했다. 의혹의 경중과 사실 여부를 따진다면 억울한 의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전원 탈당’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여권의 ‘내로남불’ 시비를 끊으며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제살 깎기’라 하겠다.

민주당을 향한 싸늘한 민심은 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확인됐다. 민주당이 자진해서 국민권익위에 전수 조사를 의뢰했고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문제가 있는 의원은 단호하게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니 약속을 지켰다고 하겠지만, 아직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의 수사가 남았다. 국민권익위는 직접 조사권이 없어 일부 제출되지 않은 금융거래내역과 소명되지 않은 부분 등 조사의 한계가 있었던 만큼 의혹을 깨끗이 씻어내려면 당 차원에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마땅하다.

국민의힘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102명 전원의 부동산 전수 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출신이 위원장인 정부 부처를 믿을 수 없다며 시간끌기를 했던 국민의힘이다.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기관인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해 공정성을 담보 받겠다”고 큰소리 쳤으니 군말 없이 어떤 식으로든 전수 조사에 응해야 한다. 여야를 대표하는 두 당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부동산에 대한 국민적 불신 해소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심의 향배를 가르는 큰 요인임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