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의원을 새 당대표로 선출했다.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김영배 전혜숙 등 5명의 최고위원도 새로 뽑았다. 신임 지도부는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유증을 수습하고, 오는 9월로 예정된 당 대선 경선과 내년 3월 대선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송 대표는 “국민께서 무능한 개혁과 위선을 지적했다”며 “저부터 반성하고 반드시 바꾸겠다”고 했다. “가장 위험한 것이 위기를 위기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당에 변화도 촉구했다. 송영길호가 민주당 쇄신의 산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4월 5주차 민주당의 지지율은 33%로 국민의힘(28%)에 앞섰으나, 악재가 산적해 지속적 우위를 장담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인 29%를 기록한 게 가장 큰 문제다. 핵심 지지층인 40대에서도 부정 평가(52%)가 긍정 평가보다 9%포인트 높은 데다, 4·7 재보선 참패 요인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9%에 그쳤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 하락은 여당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정은 정치적 공동운명체여서다. “집권 여당이 전당대회를 3주째 하고 있는데, 국민의 70%가 쇄신이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는 송 대표의 실토가 민주당의 위기를 증거한다. 송 대표는 실천을 통해 쇄신 공약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길 바란다.

당면 현안 중 가장 시급한 건 백신 확보다. 송 대표도 “민생의 핵심은 백신”이라며 “백신이 있어야 거리두기도 끝내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도 살 수 있다”고 했다. “22년 의정활동의 외교통으로, 4대 강국에 네트워크가 있다”며 “정부의 백신 확보와 생산을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 지금 국민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정부의 백신 정책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는 한 명이라도 더 빨리 접종해야 한다고 독려하더니, 이달 들어선 돌연 접종을 중단해 국민을 당혹스럽게 한다. 백신 부족 탓이다. ‘백신 보릿고개’를 넘지 않고는 민생 안정은 기대할 수 없다. 송 대표가 신속한 백신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여야 협치를 펴야 하는 까닭이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해법 마련 역시 백신 못지 않은 중요 사안이다. 송 대표는 “주택 공급이 많아도 청년 실수요자는 돈이 없으면 그림의 떡”이라며 “생애 최초 실수요자가 주택을 살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풀어 대출기간도 늘려주고 이율도 적정 수준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당연한 얘기를 많이 늦은 시점에 하니 안타깝다. 그래도 늦게나마 필요성을 깨달았다니 다행이다. 4·7 재보선에서 드러난 20, 30대 지지 이탈을 의식한 임시방편성 발언이어선 곤란하다. ‘벼락 거지’가 안 되려고 부동산과 주식도 모자라 가상화폐로까지 향하는 청년의 투기 바람을 잠재우지 않고는 나라의 미래는 없다. 민주당의 미래 또한 기약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