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어제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에서 노면전차인 트램 등 공공콘텐츠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항 재개발 사업에 포함된 트램의 기본설계 용역이 잠정 중단되고 공공콘텐츠 사업에 대한 해수부 감사가 진행되는 과정이다. 부산 여론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정부 정책 불신으로 이어질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2주일가량 만에 나온 주무부처 장관의 발언이다. 북항 재개발 사업이 단순한 항만 개조가 아니라 부산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대역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늦었지만 당연한 입장 표명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해수부 감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문 장관은 교체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해수부 내부에서조차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그동안의 소극적인 태도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가 불거진 뒤 해명자료라고 나온 2건의 문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것도 핵심 간부나 담당 부서가 아니라 홍보담당관실 이름으로 나왔다고 한다. 중요 사안이 발생하면 담당 부서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다른 부처 모습과 큰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북항 재개발 공공콘텐츠 사업에 제동을 건 원인이 행정편의적인 발상과 부산의 실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빚어진 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 장관이 나서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업”이며 “함부로 바꿀 수 없다”고 큰 흐름을 잡은 점은 긍정적이라 하겠다.

하지만 해수부의 감사가 절차상 하자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되짚어서 나중에 문제가 없게 하자는 취지라 하더라도 이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선 더 일찍 솔직한 입장 표명이 있었어야 마땅하다. 앞으로 두고 볼 일은 트램과 관련된 내용이다. 트램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려면 해수부의 의지가 필요하다. 감사 결과에 따라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결정하는 건 문 장관이 아니라 후임 장관이 될 것이다. 장관 내정자 신분인 박준영 차관이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해수부는 조만간 청문회가 열리면 장관 내정자가 이 사안과 관련해 충실하게 답변할 계획이라며 말을 아껴왔다. 이에 앞서 문 장관이 큰 줄기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으니 장관 내정자는 감사 이후 북항 재개발 사업 추진 계획과 함께 기재부에서 제동이 걸린 트램의 실현 방안을 소상하게 밝히고 한치도 어긋남 없이 이를 이끌어 나가야 하겠다. 트램이 포함된 공공콘텐츠 사업이 계획대로 원활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것은 부산시와 부산 시민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문 장관은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고 그렇게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실천하는 건 해수부 몫이다. 문 장관 다짐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해수부의 심기일전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