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 김지윤 소리연구회 소리숲대표·음악박사
  •  |   입력 : 2021-04-20 19:56:2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해도 여전히 문화예술계는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따라 예정되어 있던 공연이 진행되거나 보류되거나 아예 취소되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동래구에 위치한 스페이스움에서 피리, 클라리넷, 재즈피아노의 트리오 연주회(사진)를 했다. 한국의 피리와 서양의 피리가 만난 다소 특이한 악기조합의 트리오 연주회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연주회가 끝난 후 관객들은 이 조합으로 앙상블이 가능할까 하는 반신반의 마음이었다가 첫 곡을 듣고 이내 선입견을 버릴 수 있었다고 했다. 국악기와 양악기에 대한 선입견을 타파하려는 노력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도 있었는데 기존 전통음악에 서양음악이 어떻게 뿌리내릴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서양악기가 등장한 시기는 1876년부터 일본의 수호조약 이후 서양의 여러 나라들과 통상조약을 체결한 뒤 양악기의 수입이 가능해지고 부터다. 이어 외국인 선교사들의 선교도구로 사용했던 오르간이 근대식 학교의 교육용 악기로 흡수되고, 대한제국의 군악대 창설과 문호개방으로 본격적인 양악기가 수입되면서 일제강점기 악기점이 경성에만 20여 개가 있었고, 전국으로 520여 개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방송매체와 축음기를 통해 음악 감상과 연주 활동이라는 새로운 문화영역이 인기를 끌었고, 악기점은 각종 음악회를 주최하면서 서양음악과 양악기의 확산을 주도했던 시기였다. 또한 1920년대와 30년대에는 싼 악기들의 수입으로 하모니카 기타 만돌린 같은 취미용 악기들이 보급되었고, 국악과 양악을 모두 가르치는 사설음악기관도 생겨나게 된다. 당시에는 양악기를 배워서 기존 전통음악 노래를 연주하거나 하는 정도였기 때문에 한국의 전통적인 선율을 담아내기 용이한 바이올린의 인기가 특히 높았다고 한다. 반대로 피아노는 가격도 비쌌고 전통음악 선율을 표현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초창기 대중들에게는 친밀한 악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전문연주자들은 전통음악과 서양음악 사이의 간극을 좁히려 피아노로 민요를 연주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했다. 1920년대 말부터 재즈를 기반으로 한 밴드가 생겨나며 국악기와 양악기가 신민요와 유행가를 관현악으로 함께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근대음악에서 예술음악(classic)과 대중음악이라는 장르가 구분되고, 대중의 취향이 세분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녹음된 유성기음반을 들어보면 국악풍의 유행가나 민요는 국악기와 양악기가 함께 편성된 반주로 녹음된 것이 많은데, 이런 혼합 편성의 연주는 지금의 시선으로 보아도 파격적인 시도였고, 당시의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이해가 맞물린 흥미로운 시도였던 것이었다. 요즘 들어 예술음악과 대중음악 할 것 없이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융합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이런 시도는 더 낯설지 않다. 한국의 피리와 서양피리 클라리넷이 제각각의 소리로 재즈피아노 선율위에서 한바탕 자유로움을 만끽했던 시간이었다.

소리연구회 소리숲대표·음악박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압사 위험” 신고 빗발…어르신 몰린 벡스코 한때 초비상
  2. 2"영도서 한 달 살고, 최대 150만 원 받으세요"
  3. 3도시철 무임손실 급증…‘초고령 부산’도 노인연령 상향 촉각
  4. 4밀려드는 관광·문화…주민도 만족할 ‘핫플 섬’ 만들자
  5. 5부산촬영소 상반기 착공? 경관심의 통과가 첫 단추
  6. 6부산 ‘탄소중립 어벤저스’ 한자리에
  7. 7공공기관 이전에도…10년간 3만 명 엑소더스
  8. 8“영도민 1명 줄면…연간 숙박객 9명, 당일 여행객 32명 유치해야”
  9. 9영도 상징 글씨체 개발, 세계 디자인상 휩쓸어
  10. 10윤 대통령, 4월 BIE실사단 부산서 맞을까
  1. 1윤 대통령, 4월 BIE실사단 부산서 맞을까
  2. 2이태원 참사 국회 추모제…與 “책임 다할 것” 野 “대통령 왔어야”
  3. 3장외집회 연 민주, 또 나갈지는 고심
  4. 4가덕~기장 잇는 부산형급행철도 시의회서 뭇매
  5. 5"안철수는 윤심 아니다""선거개입 중단" 대통령실-안철수 정면 충돌
  6. 6윤심 논란에 대통령실 개입까지 진흙탕 싸움된 與 3·8전대
  7. 7영국 참전용사들, 런던에서 '부산'을 외치다
  8. 8이태원참사 국회 추모제…여야 “진상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
  9. 9대통령실 신임 대변인에 이도운, 5개월 만에 공석 해소
  10. 10민주당, 6년만에 대규모 '장외투쟁'…국민의힘 "방탄 올인" 비판
  1. 1부산 ‘탄소중립 어벤저스’ 한자리에
  2. 2해운경기 수렁…운임지수 1000선 위태
  3. 3애플페이 내달 상륙…NFC 갖춘 매장부터
  4. 4“부산 녹색성장 적극 대응…‘대한민국 미래’로 거듭나야”
  5. 5“바이오가스로 그린 수소 생산…가장 현실적 방법”
  6. 6“전기차 부품 글로벌 경쟁 심화…정부 파격 지원을”
  7. 7“산은, 녹색기술 투자 견인…기보는 벤처투자 연계를”
  8. 8“온실가스 감축 비용 계속 증가…배출권 시장 효과적 관리 관건”
  9. 9“수소경제 핵심은 ‘연료전지’…지역 산·학·관 협업해야”
  10. 10“고양이도 개 못지않은 훌륭한 반려동물입니다”
  1. 1“압사 위험” 신고 빗발…어르신 몰린 벡스코 한때 초비상
  2. 2"영도서 한 달 살고, 최대 150만 원 받으세요"
  3. 3도시철 무임손실 급증…‘초고령 부산’도 노인연령 상향 촉각
  4. 4밀려드는 관광·문화…주민도 만족할 ‘핫플 섬’ 만들자
  5. 5공공기관 이전에도…10년간 3만 명 엑소더스
  6. 6“영도민 1명 줄면…연간 숙박객 9명, 당일 여행객 32명 유치해야”
  7. 7영도 상징 글씨체 개발, 세계 디자인상 휩쓸어
  8. 8버거운 난방비에…목욕탕 일찍 문닫고, 식당은 감원 고민
  9. 9“개금 주원초 학부모 70% 통·폐합 찬성한다”
  10. 10‘부산교육청 전교조 해직교사 특채’ 감사 이달 마무리
  1. 1롯데 괌으로 떠났는데…박세웅이 국내에 남은 이유는
  2. 2쇼트트랙 최민정, 올 시즌 월드컵 개인전 첫 ‘금메달’
  3. 3폼 오른 황소, 리버풀 잡고 부상에 발목
  4. 4황의조 FC서울 이적…도약 위한 숨 고르기
  5. 5MLB 시범경기 던지고 간다…오타니, WBC 대표팀 지각 합류
  6. 6국내엔 자리 없다…강리호 모든 구단과 계약 불발
  7. 7맨유 트로피 가뭄 탈출 기회…상대는 ‘사우디 파워’ 뉴캐슬
  8. 8WBC에 진심인 일본…빅리거 조기 합류 위해 보험금 불사
  9. 9‘셀틱에 녹아드는 중’ 오현규 홈 데뷔전
  10. 10한국 테니스팀, 2년 연속 국가대항전 16강 도전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수산자원, 잘 이용하고 관리해야
새 단계로 진입한 중국 방역
기자수첩 [전체보기]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해시장, 소통행정 이후가 중요하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먼저 온 미래’ 영도에서 2030 부산 해법 찾기
‘부산’이라는 아이 어떻게 키우겠습니까
도청도설 [전체보기]
마스크 안 벗는 이유
남천삼익비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너무나 완벽한 음식 식해
여러분 모두 미식가 되세요!
사설 [전체보기]
가덕경제자유구역, 전제는 순조로운 공항 건설
치솟는 연료물가 먹거리물가…체감물가 겹고통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산진 수상비행장을 아세요?
자동차산업, 정의로운 산업전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백꽃을 사랑하며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신정과 설날 사이의 단상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다시 블랙리스트
정치인의 언어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근고지영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태원 연가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노엘합창단
절대음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풍곡 성재휴의 ‘배암 나와라’
CEO 칼럼 [전체보기]
초고령 선진국에 걸맞은 변화
자율주행의 위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