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부산상의 임원진 명단이 공개되면서 신임 장인화 회장 체제의 본격 출범을 알렸다. 키워드는 ‘젊음과 파격, 업종 다변화’이다. ‘장인화호’를 이끌어갈 임원진에 젊고 새로운 인사들이 대거 등용되면서 지역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회장단 22명(회장·수석부회장·부회장 17명·감사 3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회장단과 상임의원(30명)이 앞선 23대 임원진보다 대폭 젊어진 것이 눈에 띈다. 부회장 17명 중 3선 이하 의원이 절반에 가까운 8명이나 포함됐다. 23대에선 3선 이하 의원 중 부회장은 2명에 불과했던 것과 대비된다. 임원진이 젊어진 만큼 그에 걸맞은 활력이 지역 재계에 넘쳐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임원진 구성의 파격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초선 의원 3명의 부회장단 합류다. 박동호 ㈜화승네트웍스 사장, 박대지 ㈜효산개발 회장, 이오선 동아플레이팅㈜ 대표 등이 주인공이다. 역동적으로 일하는 부산상의를 만들기 위해 선수와 관계없이 능력을 중시하겠다고 강조한 장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회장단의 업종도 다양해졌다. 제조업 비중이 높았던 이전과 달리 24대에는 건설과 유통 물류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이 포함됐다. 30명의 상임의원단에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를 비롯한 2세 경영인 7명이 포함돼 부친에 이어 본격적인 상의활동을 시작한 것도 세대교체의 단면으로 꼽을 수 있겠다.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우선 ‘너무’ 젊어진 집행부의 경험 부족을 걱정하는 시선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6선 의원으로 수석 부회장에 선임된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이 재계 원로와 임원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 더 아쉬운 점은 바로 탕평인사의 실종이다. 부산상의 회장 선거 때 맞붙은 송정석 후보 측 인사들이 완전히 배제돼 장 회장이 취임 당시 강조한 ‘상공계 화합’은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 됐다. 또 업종이 다변화됐다고 하나 IT·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 업종 대표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물론 지역에 규모와 기술력을 갖춘 첨단 기업이 드물다는 한계는 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 체제 대한상의 집행부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IT, 스타트업계의 젊은 기수들이 대거 합류한 것과는 크게 대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어진 ‘장인화호’의 혁신과 변화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일각에서는 지역 대표 기업인들이 빠지면서 힘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오히려 이런 시선을 대하는 장 회장의 자신감 속에 활로와 답이 있다. 안배 차원의 물리적 임원진 구성보다는 의욕이 강한 차세대 기업인으로 진용을 꾸려 변화를 이끌겠다는 자신감이다. 그가 장담한 만큼 상의 임원진이 똘똘 뭉쳐 지역 경제의 활력소가 되어 주기를 재차 당부한다. 아울러 지역에 취약한 첨단 기업을 키워내는 일 또한 젊어진 임원진의 중요 임무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