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205명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15일 208명으로 늘어나는 등 이틀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다. 통상 평일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주말검사 건수를 감안하면 어제 확진자 수는 이례적이다. 게다가 지난 8일 이후 8일 연속 세자릿수의 확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올 겨울 재유행 우려를 뒷받침하는 불길한 징조들이다.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하나, 국내 도입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겨울나기가 문제다. 내년을 기약하려면, 우선 올 겨울부터 무사히 보내야 한다.

가장 걱정스러운 대목은 공단과 병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잇따라 감염자가 발생한 사실이다. 지난 12, 14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두 업체에서 각각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290여 석유화학 관련 업체가 입주한 여수산단에는 2만4000여 명이 상주하는 데다, 올해부터 공장 신·증설을 하면서 1만~1만5000여 명의 외부인력이 유입됐다고 한다. 이런 거대 공단이 전염병 확산으로 문을 닫는다면 그 피해는 천문학적 규모가 될 것이다. 여수와 가까운 광양에서도 제철소 협력업체 직원들이 이용하는 통근버스가 감염원이 되어 지난 11일 이후 14명의 확진자가 생겼다. 공단 지역의 감염은 경제를 무너뜨리는 직격탄이 된다. 그런 만큼 그에 대한 방역은 마땅히 ‘경제 안보’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부산·울산·경남은 물론 전국의 모든 공단이 그 대상이다.

광주 전남대병원의 집단감염은 충격적이다. 전염병을 치료하는 곳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더 이상 기댈 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지난 13일 전공의 확진으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이 의사, 간호사, 입원환자와 가족 등 6명으로 번졌다. 응급실과 외래진료 공간을 폐쇄하고, 5000여 명을 전수검사해야 한다는 데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전남대병원의 감염 취약성은 전국의 모든 병원이 다 갖고 있다. 차제에 병원 내 감염 대비태세를 전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크고 작은 ‘일상 감염’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경남 창원에서 일가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가족의 동선은 유치원, 학교, 기업, 병원 등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한 가족의 감염은 곧 한 사회의 위기임을 보여준다. 같은 날 부산과 울산에선 다행히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앞서 이들 지역의 확진자 발생 사례를 보면, 유동인구가 많은데도 CCTV를 설치하지 않거나 아예 출입자 명단조차 작성하지 않아 역학조사를 못하게 만드는 난감한 경우도 있었다. 이래선 올 겨울을 탈 없이 지내긴 어렵다. 무탈하려면 개인이나 단체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거리두기, 출입자 명단 작성, 주기적 소독 등 기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건강 담보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