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학창시절에 ‘꼰대’라는 은어를 많이 사용했다. ‘꼰대’를 단순히 선생님을 지칭하는 은어로 사용하던 우리의 세대와 사회진출 세대에 있는 90년대생들이 가지는 ‘꼰대’의 의미는 많은 차이가 있다. 오늘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자기만이 옳다는 생각으로 일방적인 충고를 하거나 상대방을 무시하려는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단어가 지니는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에는 갑질하는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등 세상을 주도하는 90년대생들의 언어생활, 소비성향, 가치관 등에 대하여 잘 묘사되어 있다. 미래의 주역들의 눈에는 기성세대의 낡은 관행과 불합리한 문화를 ‘공정’과 ‘청렴’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었다.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는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익숙해진 과거의 뿌리 깊은 관행과 사회적인 악습에 비정상과 부조리가 있었음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나 역시 젊은 시절 ‘꼰대’의 생각을 오늘의 젊은 세대들은 잘못된 사회적 관행이고 공정하지 못한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몰랐었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 그들이 시대에 맞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음에 귀 기울이고 ‘꼰대’의 관행을 끊고 현 시대에 맞는 ‘공정’의 기준이 제시되어야 한다. ‘공정’의 기준을 세우고 이행될 때 비로소 청렴문화가 공고히 뿌리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정부, 기업, 개인 모두가 공정에 기반을 둔 청렴문화가 내재화되고 선순환으로 이어져 청렴의 생태계를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청렴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개인이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점심에는 반드시 댓가가 따른다는 것은 세상 이치이고 진리이다. 작게 생각할 수 있는 불공정을 크게 인식하고 모든 일상에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개인을 중심으로 모든 사회적 공동체가 ‘공정’에 바탕을 둔 청렴문화는 세대 간의 갈등을 화합으로 승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장 이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