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이나 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범죄 사실 확정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 절차 개시만으로 직위가 해제되는 것이다. 또 전력자는 교직 진입이 원천 차단되고, 사립 교원에 대한 징계 수위도 국공립과 같아진다. 교육부가 관련법을 개정해 시행 예정인 교단 성비위 근절책의 골자다.

어느 직종보다 높은 윤리의식과 준법정신이 요구되는 교사에 대해 규제가 강화되는 건 당연하다. 오히려 일탈을 근절하기엔 지금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범죄 대상이 미성년자이면 형량 관계없이 처벌이 세지만 성인일 땐 100만 원 벌금형 이상을 받아야 면직되도록 한 규정이 대표적이다. 이조차도 경찰에 신고가 안되면 학교 징계나 전보로 묻히기 일쑤다. 아동이든 성인이든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는 자동 해임되고 교직은 물론, 학교 근처나 아이들 접촉 가능성이 있는 직종의 취업도 제한되는 외국과 비교하면 너무 느슨하다.

교직원 성범죄는 날로 늘어난다. 봇물을 이루는 ‘스쿨 미투’는 학내 성폭력이나 성희롱의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교육부가 대책을 내놓기는 한다. 그러나 사후약방문이거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얼마전 경남의 교사 몰래카메라 사건 이후 전수조사를 벌였으나 한건도 적발하지 못했다. 계획을 미리 알렸으니 예고된 결과다.

대검 통계를 보면 성범죄자는 재범률이 60% 이상이다. 성범죄 교직원의 절반은 지금도 학교에 근무 중이다. 사람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 왜곡된 성인식의 소유자가 교단에서 우리 아이들을 본다는 상상만으로도 학부모들은 불안하다. 성범죄에 대한 징벌은 사안의 경중, 대상의 연령 고하를 따질 일이 아니다. 범법 행위 그 자체만으로 교사 자격은 이미 상실됐다. 임용 차단, 현직 퇴출, 복직 방지 등의 3중막이 완벽히 작동하려면 관련 규정 강화는 물론 이미 법망을 피해간 이들에 대한 소급적용까지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