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휩쓸고 있는 방문판매업체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 불똥이 부산에도 떨어졌다. 연제구 뉴그랜드 오피스텔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349번 환자가 ‘지 더블유 하이테크 글로벌’이라는 방문판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방문판매업체는 관할 지자체에 등록이 되지 않는 데다, CCTV 확인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접촉자 파악이 어렵다. ‘n차 감염’ 우려가 큰 만큼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방문판매업체의 감염 위험은 대전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방문판매업체가 개최한 건강식품 설명회에서 시작된 감염은 대전시내 식당과 학원, 충남 공주에까지 번져 확진자가 57명으로 늘어났다. 경기도 부천의 방문판매업체에서 연유한 감염도 협력업체로 확산되면서 16명의 확진자를 낳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8월 방문판매 설명회나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확진자가 11개 업체, 643명에 달한다. 방문판매 행사가 대면 예배나 대중 집회 못지 않은 감염원으로 불거진 셈이다. “방문판매 행사는 장시간 밀접하게 대화를 나누는 행위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높으니 참석해선 안 된다”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당부를 새겨들어야 한다.

지자체도 경찰과 함께 방문판매 행사를 단속할 필요가 있다. 감염에 취약한 중·장년층이 관련 행사에 많이 참석하는 것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충남 당진시는 아예 읍·면·동에 관련 판매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했다고 한다. 다른 지역의 사례를 참고해 선제적인 대처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

아울러 역학조사에도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울산 현대중공업의 감염이 부산 샤이나 오피스텔에서 기인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된 건 간과해선 안될 방역 허점이다. 현대중공업 감염원이 미궁에 빠져 있는 사이 확진이 잇따르면서 현대중공업과 하청업체 노동자 2400여 명이 집단검사를 받기까지 했다. 현재 코로나19 방역에서 가장 큰 문제는 감염원을 모르는 ‘깜깜이 감염’이 전체 확진의 20%를 넘는다는 사실이다. 험준한 초행길을 지도 없이 걷는 꼴이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자세로 실수를 줄여가는 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