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수훈 칼럼] 남중국해 갈등과 우리의 대응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9-10 19:53:04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남중국해가 연일 뉴스다. 정찰기가 뜨고 전투기를 띄우고 미사일이 날아다닌다. 중국이 실전 군사훈련을 하면 미국이 대규모 해군력과 공군력을 투입해 대립한다. 중국은 격하게 반발해 군대를 동원하여 맞선다. 지난 여름부터 무력 충돌 일보 직전 상황이 계속된다. 세계의 두 군사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마치 전쟁이라도 할 듯이 힘과 힘이 부딪히고 있다.
그림 서상균
이와 같은 상황은 동아시아 지역 전체를 불안정으로 몰아간다. 남중국해 주변의 동남아 국가들은 당사자이기 때문에 매일 매일 겪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그런데 그것은 비단 남의 일도 아니다. 동아시아 불안정은 한반도에도 영향이 오게 마련이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면 곧바로 우리에게 그 불똥이 튄다.

중국의 가파른 부상에 따라 미국이 견제에 나서고 더 나아가 미국과 중국이 세계체제 패권 경쟁을 벌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대국화에 나선 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미국은 이같은 중국을 자신의 패권에 대한 도전자로 보고 봉쇄하겠다고 나서면서 노골적인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미중 패권 경쟁 와중에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불편을 실제로 경험한 바 있다. 바로 사드 배치 갈등이었다. 미국과 중국의 중간에 끼여 심한 홍역을 치렀던 것이다.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결정적 계기는 2008년 금융위기였다. 미국이 치명타를 입은 반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부상하였다. 이후 2010년께부터 중국은 매사에 공세적인 태세를 취하게 된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걸고 ‘중국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2012년 ‘해양강국 건설’을 더욱 구체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육상 강국에 더해 해양 강국을 겸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해양강국 건설 목표는 구체적으로 ‘해양실크로드’ 구상에 의해 실현되리라는 점을 시진핑 주석이 직접 우방국들을 방문하면서 천명했다. 이렇게 짠 국가발전전략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도양으로의 출입이 수월해야 하는데 남중국해를 교통로로서 중국의 직접 영향권 아래 두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이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도양의 몰디브와 스리랑카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이런 위협적 중국을 견제한다면서 ‘재균형’ 정책을 택해 중국과 패권 경쟁을 노골화했다. 외교, 군사안보, 경제,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미중 간 대립과 갈등이 이어졌다. 남중국해 분쟁도 이런 맥락 속에서 악화됐다.

2010년 3월 시진핑 정부는 남중국해가 중국의 영토주권 사항이자 ‘핵심이익’에 속하며, 그런 이상 이는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남중국해 문제의 본질은 영유권 분쟁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즉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 남중국해 주변국들과 중국 사이의 영유권 분쟁이기 때문에 제3자인 미국이 개입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미국 국무부장관이던 힐러리 클린턴은 그해 7월 열린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남중국해는 미국의 이해와도 직결되어 있다고 반격하면서 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후 미국은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게 되는바, 미 해군의 구축함이 동원되고 공군의 정찰기가 정찰하는 군사훈련을 했다. ‘항행의 자유’라는 보편적 국제규범을 통해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한편 중국의 남중국해 활동을 견제하고자 했던 것이다. 중국 역시 남중국해역에서 지속적으로 해경과 해군 훈련을 실시했다. 2014년 이후에는 러시아와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 맞대응을 해왔다.

2016년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상황이 한층 악화됐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 해군은 모두 4차례 군사 항해를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남중국해에서 벌써 8차례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미국은 중국의 해양강국 건설 추진에 대해 일본, 호주, 인도와 더불어 ‘인도 태평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도 태평양 전략은 주로 군사적인 개념이지만 미국이 동남아 지역에 투자를 늘리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이 벌이는 군사훈련도 이 맥락에서 전개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미중 패권 경쟁은 앞서 지적한 바대로 동아시아 지역 정세의 불안정을 야기한다. 역내 동남아 국가들에 심각한 딜레마를 안겨주고 큰 압박을 가한다. 미국은 미국대로 이들을 자신의 영향권 안에 두고자 하는 압박을 가하고 있고, 중국은 그 나름의 영향력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떻고, 한반도는 어떠한가. 비유하자면,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태풍이 한반도를 향해 막 몰려오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태풍을 향해 달려갈 바보는 없다. 태풍은 피해야 하며 이웃과의 협력을 통해 피해를 예방해야 마땅하다.

우선, 미국이냐 중국이냐라는 양자택일의 질문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우리 외교는 근본적으로 다른 프레임, 다른 인식, 다른 언어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을 다시 한번 밝힐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반도는 신냉전의 소용돌이에 휘둘리는 일이 없을 것임을 밝혀야 한다. 군사적 갈등의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고, 평화와 공동 번영 행위자들과의 유대 및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중견국 유대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어느 한 쪽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야 하나를 두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중견국 네트워크가 영향권이 되어 대국주의 위력이 통하지 않음을 보여야 한다.

경남대 석좌교수·전 주일대사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근교산&그너머 <1198> 경남 밀양 정각산
  2. 2부산 맛집 탑쓰리 <5> 떡볶이
  3. 3‘비대면 관광 100선’ 중 부울경 18곳
  4. 4길 쉽게 찾도록…부산시 관광안내표지 새단장
  5. 5동구의회 “부산역 조차장, 부산진역CY 이전 안 돼”
  6. 6부산시장 보선 정책대결…여당은 현안 점검, 야당은 비전 찾기
  7. 7양산도 시장 재선거 가능성에 들썩…야당 후보군 움직임
  8. 8세계 음악인 희망 담은 합창, 온라인으로 울려퍼진다
  9. 9하동 화개장터 수해 극복 온·오프라인 마케팅
  10. 10“제2 웨이브파크 사태 막아야”…난타 당한 부산시 소극 행정
  1. 1“제2 웨이브파크 사태 막아야”…난타 당한 부산시 소극 행정
  2. 2양산도 시장 재선거 가능성에 들썩…야당 후보군 움직임
  3. 3동구의회 “부산역 조차장, 부산진역CY 이전 안 돼”
  4. 4추미애 “윤석열 사과했어야” 저격…22일 대검 국감 尹 작심 발언 촉각
  5. 5부산시장 보선 정책대결…여당은 현안 점검, 야당은 비전 찾기
  6. 6일본 스가 “한국 압류자산 현금화 땐 양국관계 심각해져”
  7. 7금태섭, 민주당 탈당 “당 오만한 태도 문제”
  8. 8PK여권 ‘김해신공항 백지화’ 굳히기 전방위 총력전
  9. 9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부산시장감 없다”…국민의힘 새판짜기 힘 실리나
  10. 10가덕 신공항에 광역연합 성패 달렸다
  1. 1금융·증시 동향
  2. 2‘비대면 관광 100선’ 중 부울경 18곳
  3. 3길 쉽게 찾도록…부산시 관광안내표지 새단장
  4. 4주가지수- 2020년 10월 21일
  5. 5해운대 재송동 재건축 붐에 집값 들썩
  6. 6‘내홍’ 부진경자청 실적도 부진…조직 개편 목소리 커진다
  7. 7힘내라 부울경 소·부·장 <6> 대영하이켐
  8. 8BPA, 나진항 투자 결렬됐지만…부산발 남북교류 희망 봤다
  9. 9200대 그룹 30대 오너 태광실업 박주환 유일
  10. 10‘항만 김용균’ 양산 주범 노후크레인, 북항 20년 이상 55%…40년도 4대
  1. 1하동 화개장터 수해 극복 온·오프라인 마케팅
  2. 2통도사와 함께하는 양산국화전시
  3. 3동서대 학생들, 세계 200개 명문대 강의 듣는다
  4. 4김해 금관가야 목걸이 3점 보물 됐다
  5. 5오늘의 날씨- 2020년 10월 22일
  6. 6만덕동은 억울하다, 코로나 낙인
  7. 7광안리 물놀이객보다 펭수보러 온 사람 더 많았네
  8. 8이번엔 온요양병원 … 부산시 “직원 1명·환자 2명 확진”
  9. 9검체채취 공무원도 감염…해뜨락병원發 8명 추가
  10. 10이기대공원 보전녹지지역으로 변경…난개발 우려 덜어
  1. 1부상 턴 황희찬 45분 활약…라이프치히, 챔스 첫판 승리
  2. 2‘커쇼 호투’ WS 1차전, 다저스가 먼저 웃었다
  3. 3한화 전설 김태균, 20년 현역 마감
  4. 4동의대 펜싱부, 전국선수권 금1·은2 수확
  5. 5롯데, 좌완 투수 김진욱과 3억7000만 원 계약
  6. 6쳤다하면 땅볼…거인 ‘병살타 1위’ 불명예 쓰나
  7. 721일 월드시리즈 개막 “다저스가 우세 전망”
  8. 8롯데, 나승엽 붙잡았다. 계약금 5억 원에 전격 계약
  9. 9‘영혼의 단짝’ 손흥민-케인, 유로파리그 본선 출격
  10. 10무관의 ‘대상 1위’ 최혜진, 휴엔케어오픈서 첫 승 정조준
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하나의 경제체제로
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특별연합’이란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일몰제가 준 생명 같은 교훈
2020년 지금 우리에겐 취사선택권이 없다
기고 [전체보기]
일조권 분쟁 예방 위한 시뮬레이션 도입을 /박진수
젊은이여 ‘내 인생을 바꿀 책’ 만나라 /전호환
기자수첩 [전체보기]
울산 주상복합 화재가 남긴 교훈 /방종근
사람(人)이 보이면 일단 멈춤 /김미희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닫힌 사회와 그 친구들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북은 소, 얼후는 구렁이가죽?
융합 우리를 아름답게 하리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지역균형 뉴딜’에 대한 우려 /이석주
세검정 지하철과 동남권 관문공항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호모 마스쿠스
문학정신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꿀꿀이죽과 돼지국밥
맛있는 밥을 위한 쌀 선택 기준
사설 [전체보기]
부진경자청 비효율적 ‘한 지붕 두 가족’ 이대로 되겠나
부산시, 아동 주거빈곤 지원 적극적 모색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경제·복지의 지속가능성과 정치의 역할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기본소득 포퓰리즘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남중국해 갈등과 우리의 대응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왕을 감동시킨 소박한 감사
인내와 고통으로 탄생한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젊은 세대에게 찬사를 보낸다
코로나 아이러니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올해도 말잔치로 끝나나
나훈아와 추석 민심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브람스를 좋아 하세요?
명반과 곡명에 대한 편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구분과 화합, 와인과 사회
와인으로 느끼는 자부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
이인상의 소나무 그림
  • entech2020
  • 맘편한 부산
  • 제9회 국제신문 골프대회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