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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윤희숙 의원의 연설은 정말 명연설인가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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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8-05 20:06:3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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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를 내용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표결을 비판하는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국회 연설이 ‘전율을 느끼게 하는 명연설’이라는 칭찬을 받으며 회자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에 항의하는 일부 집주인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까지 열었다. 보수 언론은 임대차 3법이 전세대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불안을 조성한다. 임대차 3법은 정말 전세대란을 불러올까.

계약갱신청구권은 2년간 보장되던 전세 기간을 4년으로 늘린 것이다. 전월세상한제는 전월세 인상 폭을 최대 5%로 제한한 것이다. 개정법 시행으로 세입자는 2년마다 전세금 인상과 이사 걱정하다가 앞으로는 적어도 4년은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임대차 3법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집주인이 전세를 거둬들여 전세 물량이 급감해 전세난이 심화 될 것이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서 전세가 점차 소멸할 것이며 ▷4년마다 전세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집주인 중에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서 이자수익을 얻으려고 전세를 놓는 사람은 드물다. 전세금은 대부분 다른 곳에 투자되는데 상당수 투자처는 부동산일 것이다. 결국 전세금은 대부분 다주택 소유에 이용된다. 그 극단적인 형태가 갭투자다. 1주택자나 일시적 2주택자가 임대차 3법을 반대할까. 직장 때문에, 또는 좀 더 큰 집에서 살기 위해 본인 집을 전세 주고 자신이 살 집은 전세로 얻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셋집을 구할 수 없을까봐 걱정할까. 월세밖에 없으면 본인 집도 월세 받으면 되는데 걱정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결국 임대차 3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다주택자다. 그중에 정말로 피땀 흘려 돈 벌어 다주택자가 된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윤 의원이 마치 전세를 집주인이 목돈 마련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윤 의원은 또한 4년 후에는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생겼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4년 후에 다시 전세를 안 놔도 기존 전세금을 반환할 수 있는 현금 부자는 월세 전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전세 끼고 다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인데, 그만한 현금 부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리고 전세 기간이 4년으로 늘고, 전세금을 수 억 원씩 올릴 수 없지만, 여전히 전세금으로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가 있다면, 집주인들은 전세를 놓을 것이다.

만약 종부세율 인상과 임대차 3법 시행으로 더 이상 집이 투기수단이 안 되는 사회가 된다면, 그때는 전세가 없어지고, 월세를 산들 뭐가 걱정이겠는가. 그런 점에서 4년 후 전세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주장도 맞지 않을 것이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세 기간이 1개월도 안 남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존 전세 계약에 모두 적용된다. 언론에서는 집주인이 전세를 거둬들인다고 하지만, 거둬들이는 것이 아니라 세입자를 내보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임대차 3법을 비판하며 집회를 여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집주인일 것이다. 집값이 올랐다고 전세금을 몇 억 원씩 올려서 내놨는데 이를 거둬들여야 하니 얼마나 화가 나겠는가. 하지만 염치가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얼마나 가져야 만족하겠는가. 새로운 제도를 전격적으로 시행했기 때문에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오래가지 않을 것이고, 생각해보면 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도 없다.

그 외에도 윤 의원은 민주당이 국회에서 축조심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자신이라면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줘 두려워하지 않게 할 것인지, 임대소득만으로 사는 고령 임대인을 어떻게 배려할 것인지, 수십억짜리 전세 사는 부자 임차인도 같은 방식으로 보호할 것인지 등을 점검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임대소득을 위해 전세를 놓는 경우는 드물고, 나머지 두 가지는 검토할 사항이 아니다. 따라서 윤 의원 연설은 진정성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명연설과는 거리가 멀다. 윤 의원의 국회 연설 후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윤 의원이 최근까지 2주택자였다”고 비판하자, 미래통합당이 “3주택자가 그런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고 하는 것을 보며,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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