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국민의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야외 활동, 스포츠 활동 그리고 여행 인구 증가에 따른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증대된다.

정부의 방역지침은 2ｍ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환기가 되지 않은 실내시설의 방문 자제 그리고 필요하지 않는 여행 자제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대부분 실내 모임 및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 해양수산부의 방역 지침도 별반 차이는 없다. 해수욕장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온라인 이용권 구매를 시행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마스크 쓰기 의무화를 지난 20일부터 시행한다. 이렇듯 해양공간에 대한 방역 대책은 하나둘 만들어지고 있으나 해양공간에서 이뤄지는 레저 및 스포츠 활동에 대한 대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미국인의 일상 활동 36가지에 대한 코로나19 위험 수준을 평가한 결과, 실내 체육시설 및 경기 관람의 위험 수준은 8점(10점 기준), 놀이터 및 보트 활동은 6점, 캠핑 3점, 야외 자전거 타기 또는 러닝 2점 그리고 야외 테니스 1점으로 나왔다. 공기로 감염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밀접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환기 문제가 없는 야외 활동 및 스포츠 활동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여름철 햇볕에 노출된 바이러스는 6분 만에 90%가 죽고, 실내 어둠 속에서는 125분 만에 90%가 죽는다는 보고는 실내 활동의 위험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코로나 팬데믹이 선포된 지난 3월부터 확진자와 사망자가 수직 상승했던 영국은 이동 제한 등 방역 대책의 성과로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증가 추세가 안정 단계에 들어섰다. 영국스포츠문화부는 6월 1일부터 방역 일반 원칙과 여행, 스포츠시설, 스포츠장비, 교육 및 훈련 그리고 스포츠 종목별 방역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요약하면, 야외 스포츠 활동은 가능하나 개별적으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것을 강조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2인승 카누, 카약, 조정 등은 삼갈 것을 권장한다.

특히 밀접 접촉에 따른 감염 위험이 높은 실내 수영장은 폐쇄하며, 가능하면 가족과 함께 5명 이내로 외부 활동을 할 것과 2ｍ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해양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요트, 윈드서핑, 카누, 조정, 카약, 서핑, 패들보드, 동력 해양스포츠 기구 등의 사용은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활동이 가능하다고 지침에 밝혔다.

이탈리아의 한 대학 연구에 의하면 387개 이상의 스포츠 활동 및 프로그램에 대한 바이러스 위험성 평가를 통해 염소 소독물에서 경기하는 워터폴로는 위험 수준 중간(2점/4점 기준), 세일링 요트는 위험성 없음(0점)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습도가 높고 자외선이 있는 야외 스포츠 활동인 해양스포츠의 경우 실내 스포츠 활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는 평가다.

하지만 해양스포츠 활동과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 간의 관계에 있어 몇 가지 논쟁거리가 존재한다. 해양스포츠 활동은 근본적으로 사람 간 접촉이 잦은 사회적 활동이라는 것이다. 특히 해수욕장에서 활동하는 경우 무더위로 방문객이 증가해 혼잡도가 높아지고 이용객 간 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 무엇보다 해양 스포츠 시설 및 활동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사례는 아직 없지만 개방된 해양스포츠 및 놀이시설의 코로나바이러스 위험 수준에 대한 공식적인 연구와 방역 가이드라인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면서 해양스포츠 활동을 즐길 것인가? 활동자들은 정부의 국민 방역지침인 2ｍ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양스포츠 활동 중 마스크 착용이 어렵다면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하고 혼잡도가 낮은 공간에서 해양스포츠 활동을 해야 한다. 민간 사업자들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발열 체크 등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사업장을 운영해야 한다. 활동자가 사용한 장비와 기구는 사용 전후 소독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해양공간을 관리하는 정부와 지자체도 해수욕장 등 활동 구역의 혼잡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해양공간 활용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통해 코로나로 위축되었던 국민의 신체적, 정신적 및 감성적 안녕을 증진하기 위한 선제적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조우정 한국해양대 해양체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