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저서 ‘생각의 탄생’에서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 도구를 소개하면서 ‘무엇을 생각하는가’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누구나 생각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똑같이 ‘잘’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의 기술을 활용해 사고의 달인이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할 때이다. 신공항 문제나 남북문제가 그렇고 코로나19 사태도 마찬가지다. 국제신문은 다양한 기사를 통해 이러한 문제와 시사점을 제시해 생각 변화를 이끌었다.

국제신문은 지난 6월 ‘가덕도 신공항 가능성도 타진’ ‘동남권 관문공항 → 부울경신공항 전략 선회’ 기사와 신공항 언급을 피하던 총리실이 PK 민심을 파악했다는 기사를 전해 관심을 모았다. 또한 부산시가 ‘가덕 신공항 불가론’을 반박할 새 대안으로 가덕 신공항의 동서 방향 활주로를 20도 변경하는 ‘제3의 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 안은 기존 활주로 건설안보다 비용은 물론 소음과 안전성 면에서도 장점이 많다고 한다. 일단 해상 매립 면적이 줄어 원래 계획의 43%만 매립하면 된다. 공사비도 크게 절감돼 가덕 신공항 건설 예상비용은 김해 신공항 비용(약 7조 원)보다 약 5000억 원만 더 들이면 된다는 게 부산시 분석이다. 또한 부산항 신항을 오가는 선박과의 충돌 가능성도 크게 낮춘다. 부산시는 ‘제3의 안’으로 활주로를 건설하면 최대 높이 65ｍ 군함이나 초호화 유람선이 가덕도 해상을 지나도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검증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소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400가구를 이주시켜 항공자유무역지역을 조성해 소음 피해를 종식시킨다는 계획까지 마련했다. 김해신공항을 넘어서 가덕신공항을 향해 다시 시작할 때가 된 것이다.

급변한 남북문제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난 6월 15일 국제신문은 북한이 13일 밤 ‘남조선과 결별’을 선언하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철거한 소식을 전했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가 끝나기 무섭게 북한은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의 결실로 탄생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 1년 9개월 만에 완파해버렸다. 이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남 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24일 전했다. 이에 대해 국제신문은 비중 있게 보도하고 의미를 해설하고자 노력했다. 역사의 시간을 되돌려 버릴 수는 없다. 인내심을 가지고 남북문제의 새로운 해법을 다시 찾아가야 할 때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인다. 감염병 전문가 대부분은 가을을 지나면서 거의 확실하게 2차 대유행이 올 것으로 진단한다. 백신과 치료약 개발 수준에 따라 확산 정도가 달라지겠지만 방심할 수 없다. 코로나19 대응은 마라톤 같은 것이다. 초반에 앞서 나간다고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주해야 한다. 최후 승자가 진짜 승자이다. 코로나19는 ‘방심’을 먹이로 한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제신문의 부산 공공의료에 관한 기획 기사는 많은 과제를 던져주었다. 부산지역 공공병원이 더 확충돼야 한다는 것과 공공병원이 코로나19 대응을 사실상 전담한 데 비해 민간 대형병원은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 한다는 지적도 인상 깊었다. 특히 공공의료 최전선 역할을 하는 보건소 실태를 면밀히 분석해 개선점을 짚어준 점이 돋보였다.

대한민국과 부산은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과 자세로 우리 앞에 닥친 역경을 헤쳐나가야 한다. 이러한 때 국제신문이 더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지역의 파수꾼으로서 경고와 대비의 나팔을 계속 불어주길 바란다. 우리 사회가 ‘잘 생각하여’ 창의적 방법으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주길 기대한다.

이동현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독자권익위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