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다시 한번 코로나19 방역 시험대에 올랐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캉스 명소인 부산의 해수욕장으로 국내외 피서객들이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파라솔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발열 체크 등 예방책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 사고가 터질지 불안하다. 특히 신경쓰이는 건 외국인들이다. 비교적 방역수칙에 익숙한 내국인과 달리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모습이어서 더욱 그렇다.

해운대 광안리 송도 등 부산 7대 해수욕장의 7, 8월 방문객은 3000만 명이 넘는다. 이중 상당수는 부산 밖에서 온 외지인이고, 외국인도 적지 않다. 올해도 예년만큼은 아니지만 지난 1일 개장 이후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현장에서 방역수칙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며칠 전엔 해운대 구남로 광장에서 마스크도 안쓰고 노상파티를 하면서 폭죽까지 쏘아댄 미군들 때문에 외국인 문제가 함께 입방아에 올랐다. 단속 요원의 마스크 착용 권유를 무시하거나, 거리두기도 아랑곳 없이 여러명이 모여 식사나 물놀이를 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 밀폐된 실내 공간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경각심이 높지만 실외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공기 유통이 자유로운 바깥에서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얼마전 세계 32개국 과학자 239명이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개서한을 보내 공기로도 코로나가 퍼질 수 있다며 방역 수칙 변경을 요청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해수욕장이나 공원에서 호흡만으로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부산은 초기를 제외하면 대규모 집단 발병 사례가 아직 없다. 그러나 코로나가 수도권에서 충청권 호남권으로 점점 남하하는 중이다. 명절 때처럼 대이동이 예상되는 휴가철의 부산은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방역 수칙 미준수는 비단 외국인만의 문제도 아니다. 내국인 역시 긴장이 풀어진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위해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보건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안내와 계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