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찰과 언론 유착’ 의혹 사건 처리 문제를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벌이는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윤 총장의 최측근이 연루됐다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부당성 여부를 두고 첨예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정파적 시각에 따른 대립 양상까지 벌어지는 느낌이다. 국민은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정면충돌이 아니라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면서 갈등도 풀 수 있는 선택을 바랄 뿐이다.

지난 3월 MBC 보도를 통해 불거진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실체를 정확하게 짚어내기는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문제가 된 채널A의 법조팀 기자가 금융사기로 복역 중인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전 대표에게 접근해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와 자신이 특수관계라고 주장하며 특정 사안을 놓고 회유 및 협박했다는 것은 언론의 취재윤리를 위반했다. 하지만 언론과 검찰의 유착 여부는 수사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 ‘검언 유착 ’결론을 내리기에는 논란의 소지가 너무 많은 탓이다.

검찰 핵심부와 법무부는 물론 일부 정치권 인사 등이 맞물려 이번 사태를 확산시키는 분위기다. 결국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며 추 장관이 단행한 수사지휘권 발동의 적정성과 이에 대한 검찰의 대응 방안에 국민적 시선이 쏠린다. 그런데 일부 정치권 인사와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 퇴진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또다시 특정 사안을 놓고 국민적 분열이 재연되고 있다. 우려스럽다.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제한하는 장관의 두 번째 지휘 사항은 검찰과 법조계 안팎에서도 적지 않게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지난 3일 열린 전국 고·지검장 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윤 총장은 이르면 오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확전을 더는 바라지 않는 국민적 바람을 어떻게 담아낼지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