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관련 통계를 접할 때마다 놀라운 마음을 떨칠 수 없다. 가뜩이나 과밀상태인 수도권의 인구가 둔화 혹은 억제되기는커녕 갈수록 늘어나니 말이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과 향후 인구 전망’에 적나라하게 나온다. 올해 7월 1일 기준 서울·인천·경기의 수도권이 2596만 명으로, 비수도권의 2582만 명보다 14만 명 더 많은 걸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비수도권의 인구를 처음 추월한 이래 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현상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걸 말해준다. 부산이 가장 극명한 사례다. 이 기간 부산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인구가 25만8894명에 이른다. 비수도권 14개 광역시·도 가운데 단연 최고치다. 게다가 이 같은 이동 양상이 2015년까지는 감소하다가 이듬해부터 4년간 연속 증가세를 보인 점이 두드러진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등으로 이동세가 그나마 주춤했지만, 이전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2017년을 전후해서는 약발이 떨어진 꼴이다.

또 주목되는 대목은 지난해 수도권의 순유입 인구(8만3000명)에서 1인 가구가 95%를 차지하는데, 그 중 20대가 91%라는 점이다. 그 사유는 직업·교육이 압도적 다수다. 이는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의 젊은층이 직장이나 학업 때문에 혼자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많다는 걸 다시금 증명한다. 이러니 지방이 침체에 허덕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부산은 인구 감소세가 가장 빠르다. 현재 334만 명인데, 50년 뒤에는 193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니 암담하기만 하다.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에 인구 절반 이상이 몰려있는 게 우리나라다. 그뿐 아니라 각종 물적·인적 자원과 기업 등의 수도권 초집중화는 아예 만성화한지 오래다. 그 점에서 전·현 정권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거의 헛방이나 마찬가지다. 수도권 비대화는 해당 권역의 과잉발전이나 각종 사회문제 발생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 간 격차를 다층적으로 확대한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이를 그대로 둬서는 ‘인구절벽’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지방 소멸’은 더욱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