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한 아동 가정의 집수리를 기념하는 ‘입주식’에 다녀왔다. 부산 동구 안창마을 산복도로에서도 가파르고 좁은 길을 한참 올라갔더니 ‘하늘 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여진 집이 보였다. 이곳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 아동이 지은 이름처럼 하늘과 맞닿아 있는 집이다. 이곳에 아픈 엄마 아빠와 중3 누나랑 초등학교 5학년 남매가 함께 보금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

내부를 둘러보는 사이 안타까움과 흐뭇함이 교차했다. 습기를 머금은 단열재 바닥에서 생활하는 탓에 아이들은 아토피와 천식을 달고 살았다. 남매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었다. 친구가 집에 놀러 오면 놀림감마저 됐다. 급기야 사춘기의 중3 누나가 견디기 힘든 환경에 가출했다. 방황하던 누나는 리모델링된 집을 둘러보더니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주거의 틀을 바꾸니 가출한 아이까지 돌아온 것이다. 남매가 같이 쓰던 작은 방은 더 작게 나누어 각자의 방도 만들었다. 가족들도 오랜만에 웃음을 찾았다. 물리적인 집의 변화가 아이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 준 셈이다. 필자 또한 이 가정의 화목을 바라며 일정액을 매월 정기후원하기로 했다. 이 아동의 집은 지난해 국제신문 ‘10대의 빈곤’ 기획시리즈에서 소개 됐었다.

UN아동권리협약 제27조에도 나와 있듯이 아동은 제대로 입고, 먹고, 교육받고, 안전한 곳에 살면서, 건강한 발달에 필요한 생활 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가 아동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집다운 집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다. 경성리츠도 기꺼이 동참했다.

주거공간은 인간의 생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다. 집은 그냥 사는 곳이 아니라 삶의 모든 것을 누리는 공간이다. 주거환경은 인간에게 건강과 행복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필자는 이 아동의 집 리모델링에 동참하면서 아동 주거환경 개선은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해결할 우선적 과제라고 느꼈다.

요즘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정책이 나와 안타깝다.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저소득층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서울시 사회주택(서울토지지원리츠) 사업자인 경성리츠는 지난 12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청년·신혼부부와 같은 주거 약자들이 마음놓고 거주하는 사회주택 2곳의 착공식을 가졌다. 서울토지지원리츠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와 주거 안정성이라는 공공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민간 전문기업이 입주자 모집과 시공·임대·관리·커뮤니티 운영 업무까지 담당하는 최초의 민관 협력형 임대주택이다. 두 곳의 사회주택은 각각 ‘건강’과 ‘행복’이 올 집이라는 콘셉트로 기획되었다. 소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코워킹 스페이스(공동작업장)는 물론 ▷입주민 공유차량과 라운지 ▷북카페 ▷휘트니스 ▷루프탑과 같은 커뮤니티 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언택트(비접촉)·올인원 서비스(종합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부응하고자 경성리츠는 주거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언택트 올인원 주거통합서비스 앱을 개발했다.

경성리츠는 집을 짓는 ‘기업’인만큼 생존을 위한 경제적 수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도 늘 고민한다.

그 고민의 결과 중 하나는 주거시설과 그 부대시설을 이용해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장점과 장기가 되는 분야가 하나쯤은 있다. 우리는 그 가운데서 성공할 기회를 찾는다. 사회 공헌 역시 ‘내가 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시너지는 배가될 것이다.

나는 요즘 가끔 하늘을 보는 버릇이 생겼다. 맑아진 하늘을 보면서 코로나19 재앙 속에서도 어떻게라도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또 찾을 수 있어서 좋다. 요즘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배려와 사랑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사랑지수(LQ)라는 용어가 있다. 사랑도 측정 가능한 능력지수이다. 지능지수(IQ)가 지능의 정도를 측정하여 나타낸 것이라면 사랑지수(LQ)는 사랑을 발휘하는 능력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예전의 사회가 지능만 높으면 성공하는 시대였다면 미래 사회는 더 높은 감성지수(EQ)·사랑지수를 갖추어야만 지속적 성공이 가능한 시대다. 멀리 가려면 사랑지수가 중요하다.

나와 경성리츠도 주거산업 분야에서 사랑지수를 높이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계속 찾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인류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서 각 조직과 개인의 사랑지수를 동시에 최대한으로 높여서 함께 멀리 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경성리츠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