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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볼턴 회고록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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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미 관계를 비롯한 미국 대외정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외교 사령탑인 국무장관, 안보 사령탑인 국방장관과 함께 미국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을 이끄는 삼두마차로 통한다. 미중 국교 정상화의 주역인 헨리 키신저가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가안보보좌관은 외교안보 현안과 관련한 온갖 정보와 자료를 검토하며 대통령 정책 결정을 돕는다.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이유다.

존 볼턴은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1948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그는 예일대 법학박사 출신으로 법무부 차관, 국무부 차관,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거쳤다. 북한으로부터 ‘인간쓰레기’ ‘흡혈귀’ ‘안보파괴보좌관이자 인간 오작품’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대표적 대북 강경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했고, 덕분에 국가안보보좌관 직을 수행했던 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갈라선 뒤 오히려 더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이 일으킨 파장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면서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 권력 핵심의 민낯을 까발리는 ‘폭탄’을 터트린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선 지원을 직접 간청했다거나,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제안했다는 등 민감한 사안이 수두룩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을 ‘조현병 같은 생각’이라고 묘사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악재가 분명하며, 청와대로서도 묵과할 수 없는 내용이다.

회고록을 두고 미국 내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반응이 이채롭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 과정에서 의회 증언을 외면하다가 이제서야 폭로전을 하는 것은 기회주의자적인 처신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니 책 장사가 목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회고록 선인세로 200만 달러, 24억 원가량을 챙겼다. 회고록은 예약 판매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회고록은 용기일까, 사심일까. 분명한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밀 누설에 따른 회고록 수익 환수와 형사처벌 가능성이 엄연한 까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그에게 폭탄이 떨어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권력에 너무 가까이 가면 타죽고, 너무 멀어지면 얼어죽는다고 했다. 트럼프 말이 현실이 되면 그는 두 번 죽는 셈이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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