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서측 2-5단계 부두의 운영사 선정 협상이 결렬되면서 항만 운영에 연쇄적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먼저 북항 신선대·감만부두와 신감만부두의 통합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2-5단계 부두 우선협상대상자인 부산항터미널(BPT)은 “신항 운영권 확보를 전제로 북항 부두 통합을 추진했는데 그럴 이유가 사라졌다”고 한다. 북항 2단계 재개발로 2021년 말 폐쇄해야 하는 자성대부두의 이전도 어려워졌다. 북항 통합 후 선석 조정을 통해 대체 부두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실현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체 부두 없이 자성대 부두를 폐쇄하면 1000여 노동자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이번 협상 결렬로 당초 2022년 7월로 예정된 2-5단계 부두의 개장은 2023년으로 6개월 이상 연기됐다. 개장 연기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세계적인 불경기로 항만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이를 우려한 부두운영사들이 앞서 해양수산부에 2-5단계 부두의 개장 연기를 건의한 바 있어서다. 부두운영사들은 “2021년 5월 신항 남측 2-4단계 부두와 2-5단계 부두가 잇따라 개장하면 2006년 신항 개항 때처럼 하역료가 급감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일자리 상실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다. 해수부는 자성대 부두 노동자들을 2-4단계 부두로 이전시킬 방침이다. 2-4단계 부두 실시협약에 ‘북항 인력을 최대한 수용한다’는 조항도 있다고 한다. 항운노조의 자연감소인력 채용 자제 등 자구책 마련도 필요하다. 항운노조 부두운영사 등 유관기관과 잘 협의해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성대부두의 대체 부두 확보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자성대 부두 운영사인 허치슨과의 국제소송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자성대 부두 폐쇄 차질로 북항 2단계 재개발에도 악영향이 초래될 수 있어서다. 오는 10월께 2-5단계 부두 운영사를 재공모한다고 하니, 예상되는 문제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치밀한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물동량이 줄고 있어 북항은 현행 운영체제가 낫다”고 하나, 이는 문제 해결 방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