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도시공원들은 우리의 일상과 가까운 공간이자 휴식을 제공하는 생활의 터전이다.

도시공원은 시민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형성, 도시환경의 쾌적성 증진, 여가활동 공간 제공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도시환경 구성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도심 내에 위치해 시민에게 휴식과 여유를 제공하는 공공공간일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감소와 공기정화 효과와 함께 한여름 열섬현상 완화에도 큰 역할을 한다. 그중 무엇보다 많은 시민이 힐링하는 치유공간으로서 자연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한 도시공원은 시민에게 녹지공간이자 생활 인프라로서도 그 의미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제신문 지난달 22일 자 8면에 실린 ‘부산시민공원에 울창하게 우거진 NH농협 기부 숲’은 반가운 기사였다. 대기업의 기부로 6만5000㎡ 부지에 40억 원을 투입해 나무 그늘을 만들어 더욱 쾌적하고 여유로운 도심공원으로 가꾸었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나무 그늘이 아쉬웠던 시민공원이 다양한 수종들로 울창해지고, 시민은 건강한 숲속 길을 거닐 수 있다니 매우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인 도시공원에 비하자면, 첫 걸음마를 시작한 부산시민공원이지만 ‘원대한 시민의 숲’을 가꾸기 위한 사회적 기부와 시민의 실질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본다.

공원 등 공공 공간을 포함한 공공 영역에 대한 도시 디자인 분야의 기능은 여럿 있다. 첫째 정치적 활동과 정치적 표현을 위한 포럼 기능. 둘째 시민이 서로 융화되는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을 위한 중립 또는 공동의 장 기능, 셋째 사회적 학습, 개인 발전 그리고 정보 교류를 위한 활동 무대 기능으로 구분한다. 이렇게 도시공원의 기능을 살피고 의미를 두는 것은 공원은 그 도시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정신과 역사, 차별화된 고유의 장소적 가치를 담아내는 도시 공공공간이자, 도시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급속한 산업화와 인구 성장에 따른 열악한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서구에서는 도시 안에 크고 작은 공원을 배치했다. 이는 공원 조성 초기에 해당한다. 뉴욕의 경우 1821~1855년 인구가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주민은 극심한 공해와 열악한 생활 환경에 접하면서 이를 완화할 오픈 스페이스와 쾌적한 여가 공간 확충이 필요해 1857년 315ha 규모의 공원을 조성했다. 이것이 바로 뉴욕을 대표하는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이다.

센트럴파크도 조성 초기에는 도시의 허파로 기능하게 했다. 시민의 위생과 여가를 위해 공원 개념이 도입되다가 20세기 중반에는 도시의 주요 그린 인프라로 역할을 하게 됐다. 20세기 후반에는 일자리, 건강, 교육, 커뮤니티 활동이 행해지는 장소로 인식됐고, 최근에는 시민의 교류를 통해 사회자본을 만들어내는 장소가 되었다. 도심 공동체에 대한 교육이 여기서 이뤄지면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센트럴파크는 도시의 품격, 도시 콘텐츠의 다양성과 시민을 위한 미래성을 확보하는 무궁무진한 보물상자로 진화하고 변모했다. 최근 공원계획에서 주요 이슈가 되는 것은 지역성과 커뮤니티 개념이다. 이를 반영한 공원으로 2012년 싱가포르에 조성된 ‘가든 바이 더 베이(Garden by the bay) 공원’이 있다. 시민에게 휴식, 생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제공하는 창의적인 공원 계획으로 도시공원의 끊임없는 변화 노력을 보여준다.

이제 도시공원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도시가 공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원이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와 함께하는 도시공원은 단순한 녹색 휴식공간을 벗어나 다원적 역할을 한다. 그에 걸맞게 자생력 있는 경제적 구조도 갖춰 역할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 홍보를 위한 마케팅 플랫폼이 되거나, 지역문화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역할 등이 그것이다. 도시공원은 시민의 건강 플랫폼이며, 교육과 문화의 창조 플랫폼이며, 도시 명소화의 경관 플랫폼이며, 도시의 기후 조절의 환경 플랫폼이다. 다시 말해, ‘창조적 멀티 플랫폼’이다. 국제신문의 깊은 관심을 바란다.

일신설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