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속에 도로와 도시철도, 점포와 음식점이 한산하다 못해 텅 비어있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지역과 지역경제가 움츠러들었다. 살아 숨 쉬어야 할 도시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한 해를 역동적으로 시작해도 부족한 때에,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행사가 취소 또는 무기한 연기되면서 일거리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확산세가 언제 줄어들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우리를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게 만들기 충분했다.
평소 모든 일을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고,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모든 것이 무난하게 잘 해결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부산 확진자가 급격히 늘던 지난달 22일, 당시 2명뿐이던 부산 확진자가 14명으로 늘면서 나의 낙관론도 무너졌다. 처음에는 바이러스 따위가 우리 갈 길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아내가 일하는 직장도 당분간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걸었고, 우리 회사도 재택근무체제로 전환하게 되면서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늘어 갔다.
그렇다고 계속 비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머릿속에는 ‘위기를 기회로’ 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위기 속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있지 않을까. 구상했던 몇 가지를 옮겨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는 단계별 대응 계획과 세부적인 실천사항을 만들어 두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부산 확진자 수가 일정 수를 넘는 시점에 재택근무체제로 전환하기로 계획돼 있었고, 다른 기업에 비해서는 비교적 빠른 결정으로 업무 혼선을 최소화했다.
이렇게 미리 계획을 세워두면 상황 발생 시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직장 동료 이외에도 가족 또는 지인이 감염되었을 경우를 대비하는 계획도 필요했다. 세부적인 실천사항과 관련한 정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착한 소비, 가치 있는 소비를 하자는 것이다. 최근 방문한 시장들은 대부분 주기적인 방역 작업과 함께 손 소독제 비치 등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사회적경제기업이 운영하는 점포를 이용하며 격려의 말을 나누자. 착한 소비, 가치 있는 소비는 반드시 우리 가족에게 이로움을 줄 것이다. 구매할 때는 사용금액의 10%가 캐시백되는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을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세 번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공동체와 그들을 위해 노력하는 작은 영웅들을 응원하자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소외계층에 대한 모금에 동참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발생지역 인근 소외계층을 위한 만원의 기부 릴레이’ 등 기부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하고 참여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 자원봉사자, 소방대원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담아 간단한 음료나 생필품을 택배로 보내는 기부 행렬에 동참할 수도 있다. 위기를 맞은 자영업자들에게 ‘착한 임대료 운동’을 펼치는 건물주에는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확진자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에도 안심이 되는 하나의 소식은 우리나라 보건당국이 세계 최고의 진단 검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확진자 관련 정보 공개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종플루와 메르스의 위기를 겪을 때 닥쳤던 문제점을 점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던 노력의 성과이기도 하다.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19도 다른 전염병들처럼 어떻게든 극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위기가 끝나면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 위축되었던 소비심리는 회복되어 도시는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 개인과 가족, 주변 공동체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준비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바란다.
사회적기업 디자인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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