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에서는 노·사·민·정이 함께하는 ‘부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이 열렸다. 부산형 일자리 사업은 원·하청 기업과 노사, 지역사회 및 기업이 상생 모델을 만들어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다. 이날 협약식에서 각 분야 대표는 사업 정착을 위해 제조 원가 경쟁력 확보,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동반자적 원·하청 문화 정착, 기술 개발 지원과 인재 육성 등에 합의했다. 이 자리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 부산형 일자리 모델이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부산형 일자리 사업은 정부가 추진 중인 상생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이다. 상생형 일자리 모델은 광주 밀양 대구 구미 횡성 군산에 이어 부산이 7번째다. 광주형 일자리로 시작된 이 사업은 기업의 노사와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전국 최악 수준의 고용지표를 보이고 있는 부산에서도 첫발을 내디딘 만큼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부산형 일자리 사업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코렌스 EM과 20여 개 협력업체를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유치하는 게 골자다. 원·하청 기업이 하나의 클러스터를 형성, 미래차 부품 제조 허브를 조성하는 것이다. 코렌스는 당초 전기차 핵심 부품인 파워트레인 납품을 위해 중국 투자를 계획했으나 부산을 최종 선택했다. 이에 따라 코렌스는 향후 3년간 605명을 신규 고용하게 되고, 20여 개 협력업체까지 들어설 경우 직접 고용 인원만 총 4300명에 달한다. 이와 함께 지역의 자동차 부품 산업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상생협약 체결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장밋빛 청사진에 걸맞은 성과를 반드시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이 지자체가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 공장만 짓는 투자유치형 일자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광주형을 제외하고 단기간에 급조되다보니 생색내기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를 불식하려면 ‘상생형’이란 취지에 부합하도록 노·사·민·정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합의 정신을 이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