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주 많이 시끄럽습니다. 네 편과 내편이 서로 갈라져서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사생결단의 결투를 벌이는 바람에 우리 서민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죽을 판 살 판으로 싸워대는 정치판은 꼭 임진년 왜란이 있기 전과, 병자년의 너무나도 치욕적인 호란을 겪기 전의 당파싸움을 연상시킨다는 것입니다.

국익과 백성의 삶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당리당략을 위한 이전투구를 벌였던 결과로 해서 나라가 당해야 했던 치욕적인 수모와 아픔은 너와 내가 있을 수 없었던 것이었으니, 그 너무나도 뼈저린 교훈을 잊어버린 것인지 지금 정치판의 싸움이 너무, 정말 무지막지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들이 민중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설쳐대는 꼬락서니가 측은할 뿐이나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리 애꿎은 서민뿐이라 애달플 따름입니다.

바깥세상을 살펴봐도 결코 녹록한 상황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와 가장 가까운 우방인 미국, 그 정치 상황이 바뀌었을 때만 해도 더 좋은 우호 관계가 이루어지길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었고 그렇게 흘러가는 듯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자국 이익을 우선한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고 그 결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풀릴 듯 풀리지 않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제일 가까운 일본과 여러 가지 관계마저 조금의 발전도 없이 갈등만 거듭하는 것도 그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과거사에 대한 해결에서 세계 경찰국가를 자칭하는 미국이 정의와 진실에 입각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미일 관계와 자국 이익을 위한 어정쩡한 태도들을 보임으로써, 아니 어찌 보면 일본의 편에 서는 듯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일본을 부추겨왔기 때문이며, 일본의 안일·방자한 태도는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일문제의 근본이 되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나 노역자 및 전쟁물자 수탈과 독도 문제의 정확한 증거와 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미국 정부가 거의 완벽하게 가지고 있음에도 정의와 진실에 입각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비겁한 태도를 보고 있는 세계의 많은 국가는 이런 미국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을 미국은 깨우쳐야 할 것입니다.

이런 아픔이 계속 행해지는 가운데 근래에 와서는 북한의 지도자가 큰소리쳐왔던 비핵화 의지가 정말로 있기는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고, 전 세계 모든 인류를 속이기 위한 헛된 약속을 한 것인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민족의 공동 번영과 평화 세계를 위해 큰 공헌을 하게 되나 싶었던 우리 민족의 자긍심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기분은 표현하기 힘든 절망감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민족과 세계의 평화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되어가는 것을 보는 기분은 정말 참기 힘든 허탈,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기대를 쉽게 포기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평화 속에서 민족 공동 번영은 우리 민족이 추구해야할 변할 수 없는 소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꿈이 좌절되는 듯한 현실 앞에서도 결코 절망하고만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다시 우리 함께 일어나 우리 힘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고대 이스라엘의 다윗 왕 반지에 새겨져있다는 그 유명한 글귀가 생각나네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렇습니다, 어려움에 처할 때나 좋은 일이 와도 쉽게 절망하거나 교만하지 않게끔 스스로를 다스리게 했다는 이 짧은 글귀가 이집트 노예였던 민족을 오래 참고 견디게 했으며 드디어 해방의 환희를 맛보게 했습니다. 묵묵히 참고 견뎌온 우리에게 좋은 날, 환희의 날이 온다는 사실을 믿어야할 것입니다.

마침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겨집니다. 참 선량을 우리 손으로 다시 뽑아 신바람 나는 정치 풍토를 만들어 우리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두 눈 부릅뜨고서 잘 살펴보고 잘 뽑아야할 것입니다. 우리 어깨에 우리 민족의 흥망성쇠가 달렸다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총선이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