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의 아동 학대 사건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이번에는 부산 북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아이의 머리를 쥐어박고 볼을 꼬집은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얼마 전엔 연제구 모 어린이집에서 몸을 밀치는 등의 학대를 한 교사가 적발됐다. 플라스틱 물컵으로 이마를 쳐 면직된 동래구 어린이집 교사의 사례에서 보듯 비교적 신뢰도가 높은 국공립 어린이집도 예외가 아니다.

두세 살에 불과한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는 것은 어떤 사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훈육이라고 하지만 폭력은 그저 폭력일 뿐이다. 정부가 민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친부모의 체벌권을 박탈하기 위해 법개정을 추진 중이다. 하물며 남의 아이에게 손을 대는 것은 더 있을 수 없다. 이런 류의 폭력을 경험한 아이에게 남을 트라우마를 감안하면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동안 학대가 일어난 시설이 폐원되는 등 나름대로의 조치가 이뤄졌는데도 이런 일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웬만한 어린이집에는 CCTV가 있어 모든 행위가 기록으로 남는다. 최근 법원 판결을 보면 증거가 확실하고 강도나 반복의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처벌 수위도 결코 낮지 않다. 심지어 직접 가해자가 아닌 원장에게도 책임을 묻는 추세다. 아동 보호를 위한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모자랄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어린이집 근무 여건 개선과 보육교사의 질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영·유아기 아이들을 돌보는 일인만큼 인성이 어느 직업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노동 강도에 비해 처우는 박한 게 보육교사가 처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 돈벌이가 아닌 사명감으로 이 업무를 지망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보육교사 양성체계를 보다 내실화하고 적절한 처우를 보장해 전체적인 보육환경을 개선시키는 게 궁극적으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는 길이다. 이대로는 아이를 더 낳으라고 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