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 시리즈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누적 비행횟수 2만 회 이상인 보잉 737NG 100대를 점검해 균열이 발견된 13대의 운항을 중지하면서다.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한 해당 기종은 150대로, 나머지 50대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면 하자 여객기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사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부위가 아닌 곳에서 균열이 또 발생했다는 소식이 보잉 본사에 접수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737NG에 대한 전수조사를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보잉 737 시리즈의 하자는 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지 오래다. 항공전문 웹사이트 Aviation-safety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보잉 737NG 기종이 일으킨 사고는 총 96건이다. 이 중 동체 손실은 20건이며, 탑승자 전원 또는 대부분이 사망한 사고만 2006년부터 2016년까지 5건에 이른다. 다른 기종인 보잉 737맥스도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와 올해 3월 에티오피아에서 연달아 추락사고를 일으켜 승객과 승무원 346명이 전원 숨졌다. 보잉 737 시리즈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불신의 근원은 이익을 위해 안전에 등 돌리는 자본의 탐욕이다. 사고 발생 전 조종사로부터 항공기 시스템 결함에 대한 경고를 받고서도 방치했다는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의 미국 상원 청문회 진술이 그 증좌다. 항공사 차원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을 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 철저한 하자 규명과 합당한 손해배상이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보잉 측은 하자 부위의 부품을 교체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나, 표리부동한 행태를 미루어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국내 보잉 737NG의 약 80%를 저가 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저가 항공사들의 경영 위기가 항공업계 전반으로 확산돼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안전과 비즈니스, 양 날개 모두가 위태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