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지난 25일 해운대·수영·동래구(이하 해수동)를 조정대상지역(청약조정지역)에서 해제해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올해 3월 해수동의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세 차례나 건의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 차원에서 요청하는 네 번째 건의에 대한 국토부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지난 21일까지 110주 연속 하락하는 등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탓이다. 이는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부산에서는 주택 시장 과열을 이유로 2016년 11월 해수동을 비롯해 연제구와 남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첫 지정됐다. 2017년 5월에는 부산진구와 기장군이 추가됐다. 이후 국토부는 2018년 8월 기장군(일광면 제외)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부산진구와 연제구, 남구, 기장군 일광면도 포함했다. 해수동은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이제 3년가량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해수동의 시장 상황과 그 여파 등을 면밀히 따져볼 때다.

다음 달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선정을 위한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자리에서 일부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해제 방안이 논의된다. 여기서 집값 하락이 장기화한 곳을 중심으로 읍·면·동 단위의 부분 해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로 고분양가 지역의 과열을 진정시키면서 장기간 시장이 침체된 곳에는 규제를 풀어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기로 한 것이다.

같은 시·구·군 내에서도 일부 지역은 과열이 우려되지만, 어떤 곳은 침체가 지속하는 게 사실이다. 해운대구의 경우 조정대상지역으로 한데 묶이는 바람에 지역별로 주택 거래 실종 등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주민이 적지 않다. 규제지역 지정·해제를 세분화해 필요한 곳에는 규제를 푸는 ‘핀셋 조정’ 방안을 실행하는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